[사진1] 링크드인 로고 [출처: https://brand.linkedin.com/downloads]
링크드인?
Vision
전 세계 경제 인구 모두를 위한
경제 기회를 창출한다.
링크드인은 2003년에 설립되었으며, 세계 최대 규모의 ‘비즈니스 인맥 교류 플랫폼’이다. ‘전 세계 경제 인구 모두를 위한 경제 기회를 창출한다.’는 비전과 ‘전 세계 인재들이 서로 교류하면서 생산성을 높이고 성공적인 커리어를 갖도록 한다.’는 멋진 미션을 내걸고 있다. 링크드인은 학생부터 회사원, 공무원, 연구자 그리고 CEO까지 경제활동을 하고 있거나, 할 예정인 사람이라면 직군과 직무에 관계없이 모두가 이용할 수 있다.
모든 회원은 자신의 프로필 페이지를 가진다. 이 페이지에 사진과 직업, 경력사항과 자격사항 등을 입력한다. 그렇게 완성된 프로필을 토대로 다른 회원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며, ‘1촌 신청’ 혹은 ‘팔로우’를 통해 서로 연결된다. 연결된 회원들과 연락을 주고받거나 그들의 글을 홈페이지에서 피드 형태로 받아볼 수 있다.
이렇게 형성된 초거대 비즈니스 네트워크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16년에 마이크로소프트에게 262억 달러(30조 5400억 원)에 인수되었다. 2022년 1분기 기준 링크드인에는 8억 2200만 명의 유저가 등록되어 있으며, 한국에서는 최근 들어 링크드인의 유용성이 퍼지기 시작해 2016년 회원이 약 110만 명이었던 것에 비해 2019년에는 260만 명을 넘어섰다.
UX 분석 1단계 – 무드, 도상, 지표와 상징
링크드인 프로덕트에는 수많은 기호들이 녹아 있다. 도상적 기호(icon)를 통해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현상을 파악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표(index)와 상징(symbol)을 활용해 사용자에게 자연스럽게 정보를 제공하며 행동을 넛지 혹은 어포던스 한다.
무드(mood)
링크드인이 제공하는 서비스 특성(비즈니스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이용) 상, 사용자들에게 아름답거나 귀여운 아이콘을 제공하는 것보다는 정확하고 군더더기 없는 아이콘을 제공하는 편이 적절하다. 그래서 링크드인이 제공하는 기호들로 구성된 UI는 ‘깔끔하다’는 말이 잘 어울린다.
[사진2] 링크드인 전반적인 무드
전문적이고 스마트한 느낌을 주는 파란색을 핵심 컬러로 사용하며 대부분의 강조 버튼이 파란색이다. 이는 사용자들에게 통일된 느낌을 줄 뿐만 아니라, 다른 색상을 최소한으로 사용하여 사용자들이 핵심 행동을 하도록 넛지 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파란 텍스트는 사용자에게 과거 웹 1.0부터 학습된 하이퍼텍스트 링크를 연상시키므로, 텍스트를 클릭하게끔 자연스레 유도하기도 수월하다.
색상 이외로는 일관되게 Source Sans라는 산세리프(Sans-Serif) 폰트를 사용한다. 획 끝의 꼬리가 없는 폰트를 사용해 더욱 깔끔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볼드부터 라이트까지 폰트 두께, 크기와 색상(검정, 회색) 등을 조절해 정보의 위계와 중요도를 이해하기 쉽게 암시한다. 이렇듯 디테일한 사항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링크드인의 전반적인 무드를 구성하고 있다.
링크드인 브랜드 리소스 홈페이지에 로고부터 일러스트에 이르기까지 프로덕트를 구성하는 요소들에 대한 설명이 상세하게 나와있다.
도상(Icon)
[사진3] 링크드인 도상적 요소
링크드인 곳곳에 실물과의 유사성에 기초해 만들어진 도상 기호들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계정 설정, 인맥, 전문가 찾기에는 사람을 본뜬 기호가 들어가 있다. 사진과 동영상도 그러하며, 문서와 홈, 알림에서도 해당 단어를 떠올리기에 가장 직관적이며 적합한 도상 기호가 자리를 지킨다.
이 기호들은 1차적으로 사용자에게 텍스트만 노출할 경우 느낄 지루함을 해소해 준다. 2차적으로는, 이미지 기표(signifiant)를 함께 노출하여 사용자들이 기의(signifié)를 해석할 때 행동 결과가 예상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게끔 바운더리를 만들어준다.
사용자가 특정 행동 후 예상 범위를 넘어서는 결과를 자주 마주하게 된다면 그 프로덕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기억을 형성하게 된다. 이렇게 잘 사용된 도상적 기호는 그런 부정적 경험을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큰 역할을 해낸다.
지표(Index)와 상징(Symbol)
[사진4] 링크드인 지표적, 상징적 요소
링크드인은 특정 행동의 결과를 사용자들에게 기호로 보여주며 정보를 받아들이기 편리한 형태로 제공하기도 한다. 사용자가 페이지를 아래로 드래그해 새로고침을 요청할 경우 버퍼링을 의미하는 기호가 등장한다. 페이지를 클릭해 일정 시간 이상의 로딩이 걸릴 때는 프로그레스 바가 나타나 페이지에 진입 중임을 안내한다. 이렇게 UX 상 암묵적으로 합의된 상징과 지표를 사용하여, 사용자의 몰입 경험을 깨뜨리지 않는다.
홈에 위치한 각각의 포스트 상단에는 ‘OO님이 응원함’ 혹은 ‘OO님이 추천함’ 등의 문구가, 포스트 하단에는 추천과 댓글 수가 나타난다. 이 문구와 추천 표시들은 나와 1촌을 맺었거나 내가 팔로우하는 상대가 해당 포스트를 추천했을 경우 노출되는 지표다. 사용자에게 나와 연관성 있는 사람이, 그 글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음을 알려주어 그 글을 더 관심 있게 보도록 유도한다. 링크드인은 특히 이런 상호작용을 자주 보여주는데, 그 덕분에 네트워크 효과를 강화할 수 있다.
사용자는 자신이 보낸 1촌 신청을 상대가 수락했거나 상대가 자신에게 1촌 신청을 보낼 때 알림을 받는다. 전자는 연결되고 싶던 상대와 매칭되는 경험을, 후자는 비즈니스적으로 도움이 될 수도 있는 누군가에게 자신의 필요성을 인정받고 컨택되는 경험을 하는 것이므로 둘 다 긍정적이다. 이렇게 사용자에게 작은 긍정 경험을 지속적으로 주어 프로덕트에 접속할 유인을 제공하는 작업은 리텐션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서 매우 효과적이다.
UX 분석 2단계 – 소비가치
Viable Product로서 링크드인
사용자들은 링크드인이 기본적인 SNS로서 적절히 기능할 것을 기대한다. 그래서 링크드인은 사용자가 아래의 4가지 필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용자 필수 활동(User Story)
사용자는 자신의 정보를 제공할 프로필을 보유하며, 내용을 업데이트할 수 있다.
사용자는 다른 사용자와 상호 협의 하에 연결될 수 있다.
사용자는 연결된 사용자와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사용자는 글을 작성할 수 있으며, 다른 사용자가 작성한 글을 보고 반응할 수 있다.
[사진5] Viable 기능을 한층 더 지원하는 링크드인
링크드인에서 글을 작성해 본 경험이 없거나 적은 사용자라면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막막하거나 대단한 인사이트를 공유해야 할 것만 같은 심적 압박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런 부담을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려 주고자 텍스트 입력 창에 ‘나누고 싶은 생각이 있으세요?’라는 가벼운 질문을 디폴트로 넣어준다.
또한 작성한 글이 노출될 사람의 범위를 설정할 수 있게 해 주어 공개적인 글, 비밀스러운 글 등 다양한 상황에 맞는 글을 작성하게끔 만든다. 이 기능은 사용자가 더 많은 글을 손쉽게 생산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로 인해 UGC(User Generated Content)가 많이 쌓이면 쌓일수록 사용자에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여 링크드인의 사용가치를 끌어올게 된다.
사람들이 더 잘 연결될 수 있도록 알고리즘도 적절히 활용한다. 사용자와 연결된 지인의 팔로잉 정보를 보여주거나, 사용자와 같은 지역에 거주하거나 같은 학교를 나온 사람을 노출하는 등 이미 사회적 관계로 인해 형성된 라포(rapport)를 최대한 활용해 낯선 이와 연결될 구실을 마련한다.
예컨대 나와 공통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1명인 사람보다 50명인 사람이 나와 결이 잘 맞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런 사람과 곧바로 컨택할 수 있게 CTA(Call to Action)을 넣어주어 연결되기 전 느낄 심리적 허들을 낮춰준다.
Lovable Product로서 링크드인
링크드인은 Viable 한 제품을 넘어선, Lovable 한 프로덕트다. 앞서 언급했던 SNS로서 4가지 필수 기능 외에 아래의 특별한 기능 2가지를 더 제공하며 사랑받고 있다.
비즈니스 교류를 위한 사용자 활동
사용자는 채용공고를 올리거나 채용공고를 보고 그에 인터랙션 할 수 있다.
사용자는 동료와 추천사를 주고받을 수 있다.
비즈니스를 위한 교류가 핵심인 SNS이므로 ‘채용’이라는 키워드가 매우 중요하다. 링크드인을 사용한다면 리크루터와 구직자 모두 정보의 비대칭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리크루터는 구직자의 프로필과 그가 작성한 글, 그리고 동료의 추천사를 확인하여 레퓨테이션을 확인한다. 구직자는 리크루터의 프로필과 게시글, 채용공고 등을 확인하여 그 기업이 자신과 핏이 맞을지 확인한다. 실제로 리크루터의 87% 이상이 지원자를 찾기 위해 링크드인을 사용할 정도로, 채용 시장에서도 링크드인은 뛰어난 점유율을 자랑한다.
[사진6] 링크드인을 Lovable하게 만드는 요소들
구직자는 자신이 프로필에 작성한 정보, 연결된 지인들의 정보를 토대로 맞춤형 채용공고를 받아볼 수 있다. 기업에 대한 소개부터 해당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역량과 공고에 지원한 사람 수, 그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지인들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받는다. 또한 함께 일한 동료에게 추천서를 받아 자신의 유용성을 입증할 근거로 활용할 수도 있다. 링크드인을 잘 활용할수록 좋은 회사에, 더 좋은 조건으로 이직할 기회를 얻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리크루터는 링크드인이 제공하는 형식에 맞추면 손쉽게 채용공고를 등록할 수 있다. 또한 지원자에 대한 정보를 프로필의 경력사항, 받은 추천서 등을 통해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활발히 포스팅을 하고 인터랙션을 할수록 현재 활동 중인 구직자, 잠재적인 구직자와 좋은 관계를 맺으며 인력풀을 충원할 수 있게 된다.
정리
링크드인은 사용자에게 두 가지 핵심적인 가치를 제공하며 PMF(Product Market Fit)를 훌륭히 달성했다. 하나는 ‘실용적 가치’다. 비즈니스 네트워킹을 위한 SNS 기능과 채용을 위한 편의성, 효용성 등을 여러 기능으로 훌륭하게 제공하고 있다. 경제활동을 하는 사용자들이 링크드인을 써야 할 이유는 무수히 많으며, 쓰지 않아야 할 이유를 찾기는 어렵다.
다른 하나는 ‘존재적 가치’다. 사용자들은 활발히 인맥을 넓히고 생산성 있는 글을 창조해 내는 과정에서 일종의 자아실현 경험을 하게 된다. 자신의 생각이나 경험이 많이 공유되고 여러 긍정적 반응을 얻는 등, 가치 있는 것으로 입증될 때 자신이 시장에서 쓸모 있는 존재임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이런 긍정적인 경험은 자아를 확립하고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링크드인을 보며 프로덕트가 사랑받기 위해 집중해야 할 것들을 되짚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