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과하면 독이 된다.
먹는 것도 과하면 말 그대로 '독'인가 보다.
자고 일어나 보니, 발이 이상하다.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없을 정도로 아프다.
심상치 않음이 본능적으로 느껴진다.
직장을 하루 거르고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의사의 첫마디는,
"평소 술 많이 드세요? 고기는요?"
이어진 피검사를 통해 내려진 병명은 '통풍'이었다.
평소 요산 수치가 높다는 것은 알았지만, 정말 통풍이 찾아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후 일주일간 지옥을 경험했다. 몸과 마음 모두 다 지옥이었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병명은 괜히 붙은 게 아니었다. 바라만 보아도 아픈 느낌은 꾀병에 가까웠지만 정말 힘들었다.
일주일 만에 뒤뚱거리며 걷게 된 나는 하루에도 수십 번 마음속으로 되뇐다.
'술과 고기는 독이다'
건강할 때 챙기란 말은 아픈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다. 건강할 땐 그 말을 꺼내지도 귀에 들리지도 않는다.
불행히도 '건강할 때 챙겨야 한다'라고 말을 하고 있으니 인간은 미련하기 그지없다.
오늘 저녁 식단은 푸릇한 채소로 가득하다.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고 내 발도 가벼워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