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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주 Oct 11. 2024

엉킨 실타래, 그래도 파이팅!

오늘 새벽은 왠지 모를 복잡 미묘한 기분이다.
머릿속은 엉켜있는 실타래처럼 어지럽다. 오늘은 전국적으로 어르신예방접종이 시작되는 날이다. 하루에 100명까지 등록이 가능하지만 실제로 오시는 분들은 2~3배가 넘는다. 녹초가 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겁이 난다. 일부러 일찍 취침에 들어갔지만 평소와 컨디션이 별다를 게 없다. 그저 나쁘지 않은 걸 감사하게 된다.





어젯밤, 지인의 브런치글을 읽었다. 내 자기 계발을 챙기느라 엄마노릇을 못하는 거 같다는 말에 왜 그렇게 비수가 꽂히는지, 남일 같지 않았다.
일한다는 핑계로 반찬도 적게 만들고 맛있는 간식도 안 만들어줬다. 빨랫감을 늦게 내놓으면 잔소리폭탄을 던지기도 하고, 어린 시절 나와 아이들을 비교해 가며 질타했다.
'나는 안 그랬는데 얘들은 왜 이러는 거지?'
결론은 내가 잘못 키운 거라는 따가운 현실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 아이들의 부족함은 모두가 내 탓만 같다. 머리가 굵어질 대로 굵어진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잘 빚어갈 수 있을까? 요즘 나에게 최대의 난제다.
신랑도 비공식상 백수? 가 됐다. 장비업을 하고 있는데 한 현장일이 끝이 났고 다음 현장에 가기 위해 대기 중이다. 일대로 측정해 월급을 받기 때문에 공백은 그리 달갑지 않다. 그건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이지만 신경은 쓰인다.
이 밖에도 여러 일들이 있지만 엉킨 실타래를 풀어가듯 하나씩 천천히 해내고 있다.
시끄러웠던 머릿속이 글을 쓰며 정리정돈이 되는 것 같다. 이래서 글을 쓰는 건가?





어지러운 현실이지만 숨 쉴 구멍이 하나 있다.
바로 내일, 글로 맺어진 인연들과 만난다. 전국 각지에 떨어져 살지만 마음이 통하는 여인들과 함께 할 예정이다. 대전까지 가는 기분도 즐겁고, 얼굴 볼 생각을 하니 가슴이 콩닥콩닥 거린다. 글로 인연을 맺다 보니 그녀들의 과거, 현실을 알고 있고 마치 오래된 인연처럼  친근하다. 그날이 내일이라서 힘을 더 내게 된다. 그 생각에  젖다 보니 우중충했던 기분이 급 좋아진다. 비타민을 먹은듯한 기운이 솟구치고 오늘을 견딜  힘이 생겨난다. 그래, 오늘도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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