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일지 (66)
지난주에는 시엘이의 목욕이 있었습니다. 겨우내 목욕 후 감기 걸리는 건 아닐까 쉬고 있었는데, 날씨가 풀린 김에 아내가 결행했습니다. 물을 머금은 털들은 볼륨감이 줄어서 그동안 털 찐 거였다는 걸 증명했습니다.
시엘이의 목욕 후, 털을 말리는데 털이 많이 나왔습니다. 아내가 시엘이 브러시를 하라고 했는데, 한 번에 다하면 스트레스받는다고 다음 주에 하자고 미루었습니다.
시엘이의 브러시를 할 기색이 없자, 아내가 시엘이를 붙잡았습니다. 브러시를 가지고 오라고 한 후, 임무를 시작했습니다. 시엘이는 아내가 빗겨주는 것보다 제가 빗겨주는 걸 좋아합니다. 저는 빗겨주다가 시엘이가 도망가려는 기색이 보이면 멈추지만, 아내는 한 번 브러시를 시작하면 끝을 보기 때문입니다.
“시엘이가 처음에는 빗질이 부드러우니까 가만히 있다가 귀찮나 봐. 자꾸 도망가려고 해. “
“자기야, 한 번에 다 하려고 하면 서로 힘들어. 오늘은 거기까지만 해. 자주자주 해야지. “
“자기가 할 소리야? 일주일에 한 번씩 해주라고 했는데, 대체 얼마나 안 한 거야?”
“털갈이 시즌이라 그럴걸. 게다가 내 바지들이 다 검은색이라서. 벗고 할 순 없잖아.”
“아이고, 말이라도 못 하면.”
시엘이는 배 안 쪽의 털까지 빗질을 당한 후, 츄르를 먹고 기분을 풀었습니다. 그 사이 아내는 시엘이의 털로 공을 만들었습니다. 자신의 냄새가 나서 친숙한 지, 시엘이도 금세 반응을 보였습니다. 털로 만든 공을 가지고, 잠시 놀았습니다.
p.s. 시엘이와 아내가 공놀이하는 영상을 추가로 올려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