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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령 Mar 12. 2018

비싼로랑 썬크림

비싼로랑 썬크림..블랑 쀠르 어쩌고.

썬크림 주제에 7만원.


철야 노동을 불사하며 마감을 달리는 와중에
미팅을 가고있다. 육신이 고달파 일이라면 서너달쯤은 하고싶지가 않다. 몸 여기저기서 살려달라 아우성 중이니 돈이 다 뭐냐 싶다.


허둥지둥 샤워를 하고 썬크림만 슥 바르고 나오려는데 얼마 전 샀던 비싼로랑 립스틱 덕분에 받은 샘플 하나가 내 손을 당긴다. 나 좋자고 하는 일인데 나 쓸 시간도 없이 사는 게 억울해서 울컥 샀던 립스틱이다. 평소라면 욕심도 안냈을 화장품.

아무튼간에 그 찌끄만 립스틱을 샀더니 덤으로 온 썬크림 샘플이다.


블랑 쀠르 어쩌고 하여간 이름도 사치스러웠는데 유브이 라고 적힌 것을 보니 썬크림이라 과감히 뜯었다. 애껴쓰려고 모셔뒀었는데 밤샘에 병치레에 열받은 김에 뜯는다.



싹뚝 가위로 잘라서 얼굴에 척척 바르는데 이까짓 썬크림이 뭐 다르냐 하고 착착 발라지네...?

그래 열받은 김에 사버리자 하고 찾아보니 7만원.

내 암보험비 하나를 낼 수 있는 7만원이다.




미팅 가는 길, 안맞으면 안하리라 마음 먹고 탔던 경복궁행 버스인데 내릴 땐 왠지 옷깃을 단정히 가다듬고있다. 이씨 썬크림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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