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ㄷ
누군가의 교단일기를 보며 교단이라는 단어에 꽂혔다. 앞에 나와서 팔을 뻗고 다수를 향해 입을 움직이는 사람이 바로 떠올라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았다.
교단: 교실에서 교사가 강의할 때 올라서는 단
정답! 나같은 청중이 있다면 호기심, 흐뭇함 가득으로 쳐다보며 발언의 기회를 줄 것 같은 그림이 그려진다. 질문을 던지고 기회를 주는 이로서 그는 단 위에 서있을 것이다. 말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조금 더 위쪽 공간에 위치하며 그가 구현해내는 표현은 누군가의 행위이자 움직임이 된다. 나는 이 장면을 교사라면 꼭 그래야 하는 것이 아닌 교사의 모습 중 하나로만 이야기하고 싶다. 교사가 강의할 때 올라설 수 있는 단으로 정의하고 싶다. 교사는 단 위에 올라서지 않을 수도 있다. 교사로서 나는 올라서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하고 싶다.
위치에서 발생되는 구도와 구조는 무의식을 의식하지 못하게 만든다. 으레 그러한듯 당연스레 받아들이고 자극 받지 못하게 된다. 의문이 생기지 않는 관계는 평안하고 평온할지 몰라도 그 안에서 제대로 호흡하고 있는지 알 수 없지 않은가. 자연스레 올라간 단 위에서 교사는 내려다 볼 수 밖에 없다. 내리는 시선 속에서 강의, 즉 교육을 한다. 교육이 무엇일까, 나의 내려다봄이 만들어 내는 것이 교육일까.
교육: 지식과 기술 따위를 가르치며 인격을 길러 줌
가르치다: 깨닫거나 익히게 하다
가르치고 깨닫게 한다는 말에서 나도 몰래 위치감을 느낀다. 거꾸로 나또한 학습자에게서 가르침을 받고 깨닫고 익힌다. 그럼 이번에는 위치가 뒤바뀐걸까? 아니다. 단에 올라선 교사를 의식하며 다시 내려와 동등한 위치를 만든다. 교사는 같은 위치에 있는 한 사람일 뿐이다. 그럼 어떻게 교육하는가? 교육에서 교사의 역할이 무엇인가. 교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자신이 아는 지식이나 기술을 전수하며 길러주는 역할을 했다면, 나는 교사라는 나의 삶에 그들의 삶을 얼구어 나가고 싶다. 같이 가르치고 가르침 받고 교육하고 싶다. 교사의 역할을 모두가 같이 하겠다는 말이 아니라 교사로서 학습자와 위계가 다른 위치에 서지 않고 교육하겠다. 교사로서 내가 가진 지식과 기술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상황과 맥락에 따라 이를 버리기도 하고 바꾸기도 하고 내 시선, 학습자 시선, 학습자 옆 공간의 시선, 하늘의 시선, 땅의 시선 다채로운 시선들로 바라보겠다. 여러 관점에서 바라본 교육으로 교육을 꾸려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