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 상태
처음으로 돌아왔다. 모든게. 언젠가는 터질 것만 같았는데, 무언가 변할 것만 같았는데 도로록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다시 굴러왔다. 처음, 리셋이 되었다. 괜찮은 척 하지만 찔끔 녹지 못하고 터져버린 손가락 살점에서 흘러나온 피가 내 상태를 보여준다. 질척거리지 않은 나를 오히려 칭찬하며 끝까지 시원한 척 출발선에 다시 서 본다. 땅! 언제 기다리고 있을지 모를 소리를 또 듣기 위해서 귀를 매만지고 아직 각 잡지 못하고 몸을 풀어본다. 찌뿌둥한 몸을 움직여 나를 다시 매만진다. 마치 귀를 만지는 것처럼. 소리를 기다리는 것처럼. 언젠가는 녹다 녹다 포화될 수 있겠지. 그 언젠가가 오겠지.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