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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샘 Jul 11. 2024

하늘색

7.10.

하늘색 하면 무엇이 생각나는가? 파랑에 흰색을 섞은 색깔? 옅은 파란색? 호옥시 GOD? 흔히 만나는 크레파스, 색연필, 사인펜에 있는 하늘색과 다른 하늘색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내가 만든 쿠키~ 대신 내가 본 하늘은 이렇다. 오늘만 해도 색깔이 한 10가지는 넘는다. 아침에 본 하늘을 기억하려다 오늘 아침에 하늘을 보지 않고 다른 곳에 집중했던 나를 발견했다. 하늘을 보고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나? 여유보다는 내 마음이 문제였나? 출장 나오는 길 하늘을 보았다. 회색빛이 도는 구름 틈새로 파랑색에 흰색과 회색을 더한 하늘이 자기 존재를 드러내고 있었다. 비가 올까? 아침에 챙겨온 우산을 챙기지 못하고 출장에 나섰다. 출장지에서 나온 뒤 만난 하늘은 하얀 구름을 품고 있었다. 파랑 30%, 흰색 70%쯤 마음을 순수해지게 만드는 하늘이다. 우산 생각이 전혀 나지 않는다. 이제 비가 안오려나? 비가 온다고 했었나? 깔깔 웃으며 온 하늘에 기분 좋은 내 마음을 전한다. 바다와 맞닿은 하늘을 만났다. 산 중턱에 구름이 깔려 꼭 산타할아버지의 푹신한 수염을 연상시켰다. 기분 좋아라. 입꼬리를 올리며 폭신 폭신함에 잠시 편안함을 느낀다. 실컷 떠들고 이야기하다보니 바다를 비추는 회색빛이 더 가미된 하늘과 몽글했던 하얀 구름이 없어진 회색구름 천지 하늘을 본다. "어머 조금 있으면 비오는거 아니야?" 하지만 아무도 우산을 가지고 내린 사람은 없다. 즐거운 이야기 삼매경 속 온천지 대화를 나누며 밥을 먹는다. 내 앞에는 맛난 음식들과 하늘이 있다. 회색빛이 짙어진 하늘이 비를 내린다. 하나 둘 씩 뚝뚝 떨어지던 비가 곧 투둑투둑 소리를 내는 것 같다. "비가 오네, 우리 못 나가겠다" 오히려 좋아. 다 먹은 빈 그릇을 앞에 두고 재미난 이야기가 펼쳐진다. 우리 이야기를 듣기라도 한 듯 빨간빛을 포함한 하늘이 빼꼼 고개를 내민다. 회색빛 구름이 사라지고 있다. 어디로 가니 너는? 하얀 구름을 되찾은 하늘에 남몰래 박수를 치며 자세를 고쳐앉았다. 우린 아직 나갈 생각이 없다. 팟 조명이 켜짐과 함께 군청색을 띤 하늘이 짙어진다. 아직 할 이야기가 더 남았는데, 아쉬운 내 마음을 아는 듯 하늘이 우릴 기다려주는 것 같다. 식당에 우리만 남아 고요해지자 땅 위 빛만이 반짝 거리고 하늘은 말이 없다. 깜깜한 자신의 마음을 색으로 대변한다. 검정 하늘길을 따라 집으로 돌아온다. 올려다보아도 더이상 하늘색이 없는 우리집으로.


 붓을 들어 위를 콕 찍는다. 하늘을 머금고 하늘색을 폭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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