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기가 쉼 없이 돌아가는
제주 북쪽 김녕 해변.
파랗기도 투명하기도 초록빛이 나는 것 같기도 한
여러 색을 가진 이 바닷가를 걷는다.
바람이 차다.
내일 분명 머리가 아플 것이다.
시야 조금 멀리 낮은 바위 언덕 위에
갈색 푸들 한 마리와 그 주인이 앉아 있다.
되돌아오는 동안에도 그 바위 언덕 위에
갈색 푸들 한 마리와 그 주인이 앉아 있다.
천천히 일어나더니 모래사장으로 간다.
기다란 나무 막대기를 집어 들고 무언가 쓴다.
버 텨 보 자
가볍게 나온 강아지 산책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다.
안쓰럽기도 언젠가 나의 모습일 것 같기도 하다.
주인에게 그 바다는 과연 어떤 바다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