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정말 이게 다라고?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사명감의 뜻은 너무나 단순했다. 육아하면서 나에게 다가오는 사명감의 느낌은 훨씬 무거웠기 때문이다.
나는 사명감을 가지고 육아를 한다. 이 작은 인간을 키우는 일은 무척이나 고귀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인간의 존엄성 때문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돌보는 이 꼬마 인간을 통해 넓은 세상을 보고 꿈을 꾼다.
내가 세상에 혼자서 미칠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이 1이라고 한다면, 내가 이 아이를 통해 미칠 수 있는 영향은 10, 이 아이가 미친 영향으로 인해 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며 살아가는 사람들까지 생각하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그래서 나는 세상을 키운다는 생각으로 육아에 임한다. 이게 나의 사명감이다.
사명감의 실천
그럼 29개월, 2개월 영아를 키우고 있는 나는 무엇을 실천할 수 있을까? 내가 찾은 답은 우리 아이와의 유대감 형성이다. 이 시기에 유대감 형성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게 내 결론이다.
20년간 비행 청소년 상담을 해 온 지인이 계신다. 그 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신게 기억난다, "20년 동안 상담을 하고 공부를 하면서 알게된 점이 있어요.비행 청소년이 되는 대부분의 원인은 영아 때 부모와의 부정적인 경험에서 오더라고요." 영아 때의 유대감 형성이 얼마나 중요한 시간인지를 깨닫게 해 주는 말이다.
내가 기획하고 있는 로메이징 스터디들을 보면 동일한 포인트가 있다. 바로 '우리 아이와 함께 하는 즐거움'이다. 영어,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이 중요한 것은 내 앞에 있는 이 꼬마와의 유대감 형성이고, 유대감은 즐거운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기 때문이다.
엄마의 영어가 짧아서 버벅거리나 단어로만 말하고.. 그게 과연 우리 아이와 함께 하는 즐거움에 방해가 될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는 엄마와 함께 노는 이 시간이 그냥 너무 좋은 것이다. 즐겁고 마음이 편안하니 엄마가 중간에 던지는 단어나 짧은 문장이 아이에게 자연스레 흡수되는 것이고.
커리큘럼을 진행하며 그냥 즐겨달라고 말씀드리는 것도 이것과 같은 맥락에서다. 이 스터디가 학습이 되는 순간 엄마와 아이 모두 재미가 없다. (물론 학습이 필요한 시기와 연령이 있다. 보통 로메이징 커리큘럼을 하는 아이들은 만5세 미만의 아이들로써 습득의 방식으로 언어를 배우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엄마는 엄마대로 마음이 급급하고, 아이는 아이대로 스트레스 받고. 내가 원하는 그림은 이것이 아니다. 적어도 로메이징 스터디를 알게 된 엄마들은 내가 계획한대로 우리 아이가 따라주지 않아도 그 순간조차 즐기는 분들이 되길 바란다. 우리 아이와의 관계가 더 중요하니까.
'사명감 육아'와 '유대감'을 강조하다보니 영어 교수법이 별거 아닌것처럼 들렸을 수 있겠다.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떤 방법으로 가르쳐주냐에 따라 시간을 단축하며 효과적으로 알려줄 수 있기 때문에 "엄마표영어 방법노트"에 올리는 교수법들 또한 꼼꼼하게 읽어봐 주시길 바란다.
사명감을 가지고 하는 육아와 사명감 없이 흘러가는 육아는 천지 차이이다. 나는 지금 작은 세상을 키우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매 순간 우리 아이를 대해보자. 언젠가 이 작은 세상이 다른 이들에게 자발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면 이로써 나의 사명감은 마무리가 된다. 나의 세상이 또 다른 세상을 키울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