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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관 Jun 17. 2024

茶차, WHO에서 왜 10대 슈퍼푸드로 선정했을까?

여성경제신문 '더봄' - '무설자의 보이차 이야기' 연재 6

차는 차나무 잎으로 만들어진다. 차나무는 차나무과에 속한 상록 관목이며 동부 아시아가 원산지로 중국, 인도 및 우리나라, 일본에 분포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전라도와 경상도 지방에서 주로 가꾸고 학명은 ‘Thea sinensis’이다. 차는 녹차, 홍차, 우롱차, 보이차 등 여러 종류가 있는데 찻잎을 써서 만드는 방법에 의해 맛과 향이 달라진다.  

    

녹차와 홍차는 같은 차나무의 잎으로 만들지만 찻잎을 가공하는 방법에 따라 맛과 향에서 큰 차이가 난다. 뜨거운 물로 차를 우리면 녹차는 원래의 찻잎 상태로 돌아오지만 홍차는 갈색인 것을 볼 수 있다. 녹차는 생잎이 변화되지 않도록 열을 가해 건조해 찻잎의 상태를 유지시킨 차라면 홍차는 찻잎을 강제로 산화시켜 변화된 향미를 즐기는 차라고 할 수 있다.  

   

차를 왜 마셔야 할까?     


차는 식품이지만 약성이 가장 많은 음료라고 할 수 있다. 차의 성분 중에 폴리페놀은 항산화 작용으로 건강을 지키는데 큰 효용을 가진다. 세계보건기구 WHO에서 선정한 10대 슈퍼푸드에서 레드와인, 블루베리, 녹차 등에는 항산화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 항산화에 탁월한 폴리페놀이 차의 주성분이기 때문에 생활 음료로 마시면서 건강을 지키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활성산소는 호흡하면서 몸에 들어온 산소 중에 일부로 우리 몸을 산화시켜 염증을 만든다고 한다. 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항산화라고 하는데 폴리페놀 성분이 많은 식품을 먹으라고 권장하는 이유이다. 차는 커피처럼 일상생활 중에서 자주 마실 수 있으니 건강까지 챙기는 일석이조의 음료이다. 차의 성분에는 만병통치약에 가까운 효용이 있지만 약이 아니므로 꾸준하게 마셔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매주 만나게 되는 네 살짜리 손주는 할아버지를 만날 때마다 차를 청한다. 두 돌이 지나면서 차를 마시기 시작했는데 이제 습관이 되었을지 모를 일이다.

   

건강에 좋은 음료라고 권하는 건 차의 효용을 절반만 얘기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정서 조절의 묘약으로 차의 가치를 더 평가하고 싶다. 치열한 경쟁 사회를 살아가면서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기약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을 가지지 않고 사는 사람이 있을까? 차를 마시는 시간을 가지면 막연한 분노와 불안한 감정을 해소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차는 일없이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매개체가 된다. 찻물을 끓이며 하루를 시작하고, 차를 마시며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는 건 헛되이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닐 것이다. 꼭 명상이나 참선이라는 형식을 따지지 않더라도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차를 마시며 나를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간은 험한 세상을 건너가는 다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차는 크게 여섯 종류로 나누고 있지만     

  

차는 만드는 방법에 따라 녹차, 백차, 청차, 황차, 홍차, 흑차 등 여섯 종류로 나뉜다. 녹차와 백차는 찻잎의 성분 변화를 가장 적게 해서 만들어지며 홍차와 흑차는 강제 산화와 발효를 통해 달라진 성분이 주는 향미를 즐기게 된다. 청차는 차의 향미를 극대화시키는 방법을 써서 만들기 때문에 제다 수준에 따라 가격 차이가 다른 차류에 비해 가장 크게 난다.     


차를 여섯 종류로 나누는 기준은 생엽의 산화나 발효 정도에 따른다. 황차나 흑차는 제다 과정에 미생물이 관여하므로 발효차라고 할 수 있지만 나머지 네 종류의 차는 사실 산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써왔던 용어를 그대로 써서 발효로 통칭해서 쓰고 있다.   


차를 우리면 종류마다 차색이 다르다. 녹차와 백차는 연한 녹색, 홍차와 흑차는 진노랑에서 붉은색이며 보이차는 익어가면서 녹색에서 갈색으로 변한다.

     

녹차는 불발효차로 부르는데 찻잎에 열을 가하면 산화를 멈출 수 있는 원리로 만들어서 불발효라고 한다. 백차는 약발효차로 분류하는데 찻잎을 따서 시들리고 건조해 만든다. 반발효차인 청차는 차를 만드는 방법이 아주 예민하고 복잡해서 향기와 맛이 고급과 저급에서 큰 차이가 난다. 홍차는 전발효차로 생엽을 계속 비벼서 산화를 촉진해 만든다. 흑차는 찻잎을 쌓아두고 미생물이 생엽을 발효시키도록 해서 만드는데 장기보관이 가능해서 후발효차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지는 차는 거의 다 녹차인데 근래에 홍차에 가깝게 만들고 있다. 녹차는 이른 봄에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늦은 봄에 나는 찻잎으로 홍차를 만드는 것이다. 물론 고급 홍차는 이른 봄 찻잎을 써서 만들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녹차만 만들어 왔지만 근래에 들어 홍차나 백차 등 여러 종류의 차도 만들어 내고 있다.      


녹차는 소엽종, 보이차는 대엽종 차나무


차나무의 原生地원생지는 아열대 지역이다. 중국 운남성에는 수령이 무려 3200년 된 차나무가 있는데 재배차나무로 보고 있다. 재배차나무란 야생차나무를 사람이 마실 수 있도록 개량한 차나무를 말한다. 그러니 차를 언제부터 사람이 마시게 되었을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중국 운남성은 보이차로 대표되는 차산지이다. 보이차는 대엽종 차나무 잎으로 만들어진다. 대엽종이 있으면 중엽종도 있고 소엽종도 있을 것이다. 대엽종 찻잎은 다 자라면 손바닥만큼 크다. 소엽종은 우리나라 차나무의 종류이고 잎의 크기는 동백나무 잎의 크기보다 작다.     


차나무는 봄이 되면 싹을 내는데 사람은 야멸차게 잎이 제대로 피기 전에 따내어 차를 만든다. 차 종류 중 청차는 자란 잎으로 만들지만 대부분은 어린잎으로 만들어야 고급 차이다 


대엽종 차나무 잎은 보이차를 만들고 중엽종 잎으로는 우롱차를 만든다. 소엽종은 녹차를 주로 만들며 홍차는 대엽종에서 소엽종까지 다 만들 수 있다. 잎의 크기가 다른 것은 추운 지역으로 올수록 추위를 이겨낼 수 있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다. 잎의 크기가 다른 만큼 성분도 달라서 대엽종은 폴리페놀-카테킨 성분이 많고, 소엽종은 아미노산-데아닌 성분이 많다.     


쓰고 떫은맛인 폴리페놀과 달고 감칠맛이 나는 아미노산의 함량에 따라 만드는 차의 종류가 결정되는 것이다. 보이차는 폴리페놀의 쓰고 떫은맛을 감소시키기 위해 오래 묵혀 산화가 되도록 하거나 발효를 시켜 마신다. 소엽종으로 만드는 녹차는 묵히게 되면 폴리페놀 성분이 줄어들어 밋밋한 맛이 나게 되므로 아미노산의 달고 시원한 향미를 즐긴다.        



  

차는 차나무의 종류나 만드는 방법을 달리해서 수많은 종류가 있다. 차를 공부해서 마실 필요까지는 없지만 차를 마시면서 알아가는 것도 재미가 쏠쏠하다. 수많은 차의 종류만큼 평생 다른 차를 찾아 마실 수 있으니 깊고 너른 차의 세계에 드는 것도 좋지 않겠는가? 차를 마시다 보면 찻그릇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니 형식을 갖춰 즐기면 남다른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차는 혼자 마셔도 좋지만 대화를 나누는 매개체로 삼을 수 있으니 인간관계가 좋아진다. 부부만 사는 집에서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부모가 자식을 나무라는 자리라고 해도 차를 마시면 응원과 격려의 말을 하게 된다.  이제 차를 마시며 건강한 일상을 보내면서 원만한 인간관계 속에서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함께 나서보자.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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