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를 잃어버린 사람들은 무엇으로 소통하고 살까?
오늘도 '따뜻한 하루'에서 보내온 글을 읽는다. 매일 아침에 메일을 열면 귀한 말씀을 읽을 수 있다. 글을 읽으며 글제를 떠올려 나도 차 생활에 대한 짧은 글을 쓴다. 말을 주고받기 어려운 세태에 sns로 나누는 글은 좀 더 멀리 사는 분과도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다.
다음 카페 '차연구소'에서 글로 만나게 되는 두 분은 이제 동네 마실길에서 보는 듯이 대화를 나눈다. 올라온 글에 댓글로 대화를 자주 나누다 보니 이제는 서로 속을 열게 되어 가족 얘기도 주고받는다. '우리집은 오늘 이런 일이 있었는데...'라는 얘기를 누구와 나눌 수 있을까? 글과 댓글로 하루를 보낸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내일을 준비하는 쉼표를 찍는 듯한 기분이 든다.
요즘 사람들의 일상은 어제와 다름없는 오늘을 보내고, 내일도 기대할 게 없이 잠자리에 들지 않을까 싶다. 리듬이 없는 삶은 지루하고 내일을 맞이하는 마음은 답답할 것이다. 가족과 대화 없이 지내는 사람들은 누구와 마음을 열어 말하고 지낼까? 멈추고 쉬어야 숨을 고를 수 있는데 하염없이 걷기만 하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어제 딸네에 다녀왔는데 손주와 차 마실 시간을 갖지 못했다.
딸네에서는 출근길이 멀어서 서둘러 나오는데 다섯 살 난 손주가 발길을 붙잡는다.
"할아버지와 차 마시고 싶은데..."
조금 늦게 출근을 해도 되는데도 왜 그냥 나와버렸는지 손주 얼굴이 눈에 아른거리는 하루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