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다 지나간다고 하지만
벌써 12월, 연말이라 지난 한 해를 돌아봐야 할 시기다. 작년도 그랬지만 올해도 버텨내는 게 여간 힘들지 않았다. 그런데 나라님은 경기 부양책은 고사하고 비상계엄이라는 악재를 터뜨리고 마시다니... 가만있어도 지나는 시간이 무서운데 엎친 데 덮쳐 버렸다.
출근해서 할 일이 없으니 종일 차를 마신다. 일을 하면서도 차를 마시지만 일 없이 마시는 차는 유독 쓰게 다가온다. 이런 시절이라고 나라 탓 세상 탓만 한다고 해서 내 상황이 달라질 수 없으나 그러면 무엇을 해야 할까? 이럴 때는 차를 마시며 쓴맛을 삼키면서 돌아오는 단맛으로 위안을 삼는다.
단맛을 취하려고 쓴맛을 감내하는 게 아니어야 한다. 세상살이의 현상은 쓰디쓰지만 이겨내면 단맛은 꼭 그 뒤를 따르지 않던가? 고통을 겪어낸 사람은 아무 일 없는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다는 걸 안다. 단맛은 익숙해지면 더 단맛을 취하려들지만 쓴맛은 받아들인 만큼 단맛의 가치를 알게 된다.
지금 이 힘든 시간도 다 지나가게 될 것이다.
다만 지난 시간이 될 지금을 받아들이는 만큼 얻을 수 있는 만족감도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단맛에 단맛을 더해도 단맛은 모자라고, 쓴맛 뒤에 따르는 단맛은 쓴맛만큼 단맛이 넘치는도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