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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정희 Mar 04. 2024

드니 빌뇌브 감독 영화 추천입니다요

내가 생각하기에 요즘 전 세계적으로 핫하다는 감독을 뽑자면 단연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나 드니 빌뇌브 감독정도 될 것 같다. 내 주관적 견해이니 양해 부탁드린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아주 명성이 날로 드높아지지만, 인터스텔라 이후에 나왔던 덩케르크, 테넷을 이해하기에는 내 지능이 모자라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존심이 상한다. 쳇. 손절하려고 오펜하이머도 건너뛰었다. 이 양반은 영화의 서사와 영화의 구조를 일치시키려는 실험을 한다는 데 솔직히 나는 잘 이해가 안돼서 재미가 없다.

 

다음으로 놀란 감독에 비해 꽤 친절한 영화를 만드는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들이 좋다. (드니 빌뇌브 감독은 며칠 전 개봉한 듄 : 파트 2의 감독이다.)

여러 해 전에 우연히 '그을린 사랑'이라는 영화를 보고 완전히 충격에 빠진 적이 있었는데, 그 영화의 각본과 감독을 한 양반이 드니 빌뇌브란다. 그 뒤로 그의 영화를 꾸준히 찾아보았는데, 모든 작품들이 범작 이상이었다. 이제는 할리우드에서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고 하는데 완전히 인정이다.


장르도 범죄스릴러, SF, 드라마까지 다양하나 비주얼적으로 너무 우아하고 서사도 곰곰이 곱씹어야 할 작품들 일색이다.

혹시 이 감독 작품을 안 본 분들이 계시다면, 좋은 건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추천 리스트를 작성해 보았다.

참고로 그의 영화는 전반적으로 속도매우 느리다.

며칠 전 개봉한 듄 : 파트 2의 입소문이 심상치 않음에도 초6 짜리 아들에게는 감히 권하지 못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몸을 비틀어 내고 난리를 칠 테니까. 하지만 조금만 참아 본다면 속도감 이상의 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할 수 있다.


드니 빌뇌브 감독 영화 추천 리스트


(아래 순서는 개봉 순서와 상관없이 내가 좋아하는 영화 순서임을 참고 부탁드린다.) 

- 듄 : 파트 2 (와우! 명작의 탄생이다! 프랭크 허버트의 1965년도 SF소설을 원작이니 서사적 완성도는 말할 것도 없다. 정치, 권력, 종교의 본질을 꽤 뚫어보는 것 같은 예리한 시선이 좋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 같은 소시민은  주워진 환경에 적응하며 열심히 살지만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프레임 속에서 그것을 인지하지도 못한 채 하루하루 목숨 걸고 사는구나 싶어 매우 씁쓸했다. 드니 빌뇌브 하면 영상미인데, 우아하지만 과감한 색감, 의미심장한 선들, 규칙적이지만 그 속에 불규칙성을 넣은 움직임의 형태들 등이 너무 아름다웠다. 벽돌보다 더 두꺼워 읽기 꺼려졌던 소설 듄을 어서 읽어봐야겠다.)

- 그을린 사랑 (결말이 정말 충격적이다. 혹시 이 말이 스포일러가 되려나? 아무튼, 강추다. 1+1= 2가 아니라 1+1=1이 될 수도 있는 비극적 인생이라니...)

- 시키리오: 암살자의 도시 (참고로 시카리오 2편: 데이오브 솔다도는 드니 빌뇌브 감독 작품 아니다. 범죄스릴러 장르도 드니 빌뇌브 감독이 연출하면 다다. 최악을 막기 위해서 차악을 선택하다며 범죄조직과 손잡는 정치 세력들에 대한 영화라고나 할까? 무엇이 정의이고 무엇이 선인지 불분명한 세상을 다루다는 것이 꽤나 의미심장했다. n차 관람하고 싶게 만드는 묘한 마력이 있는 영화다.)

- 블레이드 러너 2049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의 속편으로 난다 긴다 하는 감독들도 손대기를 꺼려했다고 한다. 드니 빌뇌브 감독은 자신만의 색채로 영화를 만들어 냈는데, 완전 비주얼 장인의 탄생이다. 나는 솔직히 영화는 재미는 없었는데 장면 하나하나가 장인이 만든 예술작품 같아 추천한다. 잠 푹 자고 시청하시길...)

- 듄 1 (비주얼의 끝판왕을 보여준다. 우아한 움직임, 색감, 선 등을 이용하여 단 한순간도 아름답지 않은 장면이 없다. 듄이라는 엄청난 작품의 세계관을 소개하는 영화라 서사의 비중은 좀 약하다. 2시간 반짜리 예고편을 본 느낌이라고 말한 관객이 많다고 한다.)

- 프리즈너스 (범죄스릴러 장르인데 꽤 철학적이다. 선과 악이 함께 공존하는 우리네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내가 주인공처럼 극한 상황이었다면 어떤 행동을 했을까 생각해 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 영화다.)

- 에너미 (보긴 했는데, 나한테는 좀 난해해서 뭔지 모르겠다. 재미있게 보신 분 있으시다면 후기 좀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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