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중심사회> 2024.09
30년 넘게 산을 다녔지만, 쉬이 오른 기억이 거의 없다. 등산은 언제나 힘들다. 구슬땀이 흐르고 숨이 가쁘다. 등산을 꾸준히 하면 산을 쉽게 오르게 될 줄 알았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도 여전히 등산을 즐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목표했던 지점에 도달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 때문일 것이다. 정상에 서면 오르면서 겪었던 어려움과 고통이 거짓말처럼 사라진다. 이런 상황은 공부와 업무에도 비슷하게 적용된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마냥 공부가 쉬울 리 없다. 업무 능력자도 일 자체를 재밌게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 등산과 마찬가지로 공부와 일도 도중에 겪는 어려움과 고통은 시간이 흘러도 해소되거나 적응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반복해서 산에 오르고, 평생에 걸쳐 공부하고 직장인으로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그런 일을 가능케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은 아마도 축적된 성공 경험일 것이다. 성취감을 느끼고 정신적•육체적 쾌감을 느껴본 사람만이 더 높은 경지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스스로든 남의 도움을 받든 성공 경험을 맛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 맛을 다시 느끼기 위해 어려움과 고통을 기꺼이 감내하는 것이다.
#사진: 소백산 연화봉, 인천 북성포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