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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화. 어린이집에서 혼자 노는 아이, 괜찮은 건가요?

by 행복마중 윤정란

“선생님, 우리 아이가 친구들과 잘 지내나요?”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상담에서 부모님들의 단골 질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만큼 최근에는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중요도가 매우 부각되고 있습니다.

특히나, 취학 전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었는데, 학교에 입학 후 또래관계에서 문제가 생겨 담임선생님께 전화 오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부모님들의 관심이 더 높아졌습니다.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혼자 논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부모로서는 우리 아이의 사회성에 문제가 있나 싶은 걱정에 마음이 덜컥 내려앉기도 하고, 아이가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에 속상한 마음이 드는데요. 아이가 혼자 노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아이들의 나이에 따라 조금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합니다.

만 2세(4세) 정도의 나이까지는 혼자 놀이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때까지는 아이들에게 또래라는 개념이 별로 없습니다. 같이 놀이하는 것처럼 보여도 각자 놀이를 하는 경우가 많고요. 오히려 또래보다 주 양육자와의 상호작용이 더 중요한 시기입니다. 주 양육자와 안정적인 애착 형성이 더 중요한 시기이기에, 이때 형성된 안정적 애착은 이후 아이의 사회성 발달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만 3세(5세) 이후부터는 또래에 대한 개념이 생기고, 친구들과 놀이하는 것을 좋아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도 기질에 따라 아이들의 놀이 형식이 다르게 나타나지요. 기질적으로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고, 혼자서 조용하고 차분하게 탐색하는 것을 즐기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또래와 놀이도 하지만, 혼자서 놀이하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혼자 놀이를 하며 상상 속의 상황을 놀이로 구성해 보고, 궁금한 것을 탐색하는 것이 이 아이들에게는 더 즐거운 일이지요. 오히려 친구와 놀이하며 방해받는 것을 싫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와 반대로 친구들만 찾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혼자 놀이를 하면 심심해하고 친구가 있는 곳을 찾아다니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친구들과의 놀이를 통해 자신의 상상력을 펼치기도 하고, 주변을 탐색합니다.

아이들마다 타고나는 기질이 다르기 때문에 혼자 노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 기질, 친구들과 있어야만 즐거워하는 기질의 양 극단의 기질을 가진 아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혼자 노는 것과 친구와 함께 놀이하는 것을 병행합니다.


아이의 기질에 따라 또래관계의 모습도 나타나기 때문에 혼자 놀이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부모로서는 아이가 또래와 잘 어울리기를 바랍니다.

이때는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아이가 혼자 놀이하는 것이 문제인 듯한 분위기를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혼자 노는 것에 대한 부모의 반응에 따라 아이는 내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애가 숫기가 없어서, 혼자 놀아요.”

“너는 왜 친구들하고 안 놀아?”

라고 말하기보다는 혼자 놀이하는 아이의 즐거운 마음을 이해해 주면서 아이의 놀이를 지지해 주어야 합니다. 아이가 혼자서 충분히 놀이를 하고 나면 친구들의 놀이 모습도 궁금해하게 됩니다. 아이가 친구들과 놀이하고 싶어 할 때 부모님이 그런 자리를 마련하거나, 아이들이 있는 공간에 데리고 간다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놀이를 하게 되지요.


우리 성인들도 혼자의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아무리 외향형의 기질을 가진 사람이라고 해도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은 필요하지요.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혼자 놀이를 하는 아이는 자기의 공간 속에서 세상을 열심히 탐색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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