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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정 May 25. 2022

이 책을 왜 써야 하는가?

책 쓰기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책 쓰기는 절대 즐겁지 않다      


버켓리스트에 책 쓰기를 적어 넣고, 막상 책을 쓰겠다고 자리에 앉으면 처음에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눈앞에 있는 듯 기쁘고 들뜬다. 책을 쓰겠다고 마음먹고 자리에 앉은 나 자신이 정말 대견하고, 쓰고 싶은 것들이 머릿속에 가득 차서 기분은 풍선처럼 부풀고 마냥 행복해진다. 이런 기분은 심지어 몇 주까지도 간다. 하지만 문제는 다음부터다. 한 가지 주제를 집요하게 파고들며 연관된 생각과 관련 에피소드를 계속 발굴해내는 일은 생각만큼 만만한 일이 아니다. 

 세상 모든 일에는 고비가 있고, 슬럼프가 찾아온다. 하지만 휑하게 비어있는 끝도 없이 하얀 모니터와 재촉하듯 깜박이는 커서를 볼 때마다 끝도 없는 막막함이 밀려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리고 그러한 막막함은 슬럼프 주기를 더 짧고 강하게 만든다. 

살아오며 쌓아온 모든 인풋을 모아 남과 다른 색깔의 구체적인 아웃풋으로 만들어내는 게 바로 책 쓰기란 일이다. 게다가 머릿속 생각과 지식의 깊이를 구체적 문장으로 한줄 한줄 엮어가야 하는 글쓰기가 주는 중압감은 그 의미를 생각하면 할수록 사람을 더 지치게 만든다. 

그만한 동기와 꿈이 없다면 매일 글을 쓰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집념의 불을 꺼지지 않게 할 자신만의 뗄감이 필요하다. 글쓰기와 달리 책쓰기에는 추동력이 필요하다.     

 


동기와 필요성이 분명해야 끝까지 쓸 수 있다

 

보고서, 논문, 사업계획서 등 대부분의 문서 형식 서두에는 꼭 “기획의도, 추진 동기 및 필요성” 등을 적는 부분이 있다. 그 이유가 뭘까? 그냥 형식적인 것일까?      

동기와 필요성은 기획의도의 밑바탕이 된다. 그리고 기획의도는 건물의 청사진을 만든다. 처음부터 책을 쓰고자 하는 동기와 필요성이 분명하면, 책에 어떤 내용을 담아 어떤 목표로 향할지 기획의도와 기획의 방향성도 분명해진다. 그러면 책에 대한 전체적인 기획과 청사진이 분명해져 전체적인 윤곽과 방향성도 명확하다. 이렇게 목표와 방향성이 명확해야 중간에 문제가 생기거나 난관에 부딪혀도 엉뚱한 방향으로 튀거나 헤매이지 않는다.      

책 쓰기 또한 마찬가지다. 

“나는 책을 왜 쓰고 싶은데? 무엇을 쓸 건데?”라는 책 쓰기의 동기와 필요성, 그리고 기획의도가 명확해야 중간에 뜻하지 않은 문제와 마주하거나 슬럼프가 찾아와도 결국 끈기 있게 해결해 나갈 수 있다. 책 쓰기도 다른 일과 똑같다. 책 쓰기의 목적과 필요성을 자신이 분명히 알아야 막막함과 중압감이 밀려와도 이겨낼 수 있다. 애시당초 자신의 목적과 필요성에 맞게 기획한 책의 방향성을 명료히 잡고 있어야 글쓰기의 시간이 길어져도 방향을 잃지 않고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      

그렇기에 책을 본격적으로 쓰기 전에, 이 책을 써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나 자신의 목표와 동기가 분명해야 숱한 슬럼프가 찾아오는 책 쓰기 과정을 끝까지 해낼 수 있는 뒷심이 생기기 때문이다.       

    


아무리 이름 없는 책이라도 세상에 나온 책은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친다


세상에는 수많은 견해와 입장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아무리 훌륭한 경험과 견해라도 어떤 이에게는 관심의 대상이 아니거나 별다른 도움이 못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나의 책을 보는 것은 나의 관점과 지식이 누군가에게는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잘 생각해 보면, 사람이 살아가면서 변화의 터닝포인트를 갖는 계기는 의외로 거창하지 않다. 또한 감명받거나 깨달음을 얻는 단서도 의외로 소박한 경우가 많다. 

대단한 명작이나 유명한 고전철학서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언젠가 인생의 방향을 바꿀 자기만의 소박한 인생템이나 영향을 받는 소박한 무언가를 만난다. 책도 그렇다. 이름 없는 책 한 권이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기도 한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내가 쓰는 이 책이 누군가의 관점을 바꾸고, 또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만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에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세상과 누군가의 인생에 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생각한다면, 책을 쓰는 힘든 과정도 감동적인 과정으로 느껴지며 다시금 힘을 낼 수 있다. 

그러므로 책을 쓰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 세상 어딘가의 독자를 항상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글을 써야 한다. 그리고 일단 시작하였으면 완결까지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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