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알아가는 게 재밌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세상에 관한 퍼즐 맞추기'를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함께하는 기분이다.
일본은 역시 캐릭터IP와 문화 컨텐츠 강국! 그 엄청난 힘을 느꼈다.
키티와 아톰이 그려진 대중 교통을 타고, 일본 스타트업의 AI 애니메이션 컴피티션을 보면서 스토리라인과 영상 컨셉을 통해 문화를 캐치하고, 일본의 사무라이 검술도 배워보고, 일본인과 한팀을 이루어 방탈출 게임을 하고, 일본 전통 가옥(다다미방)에서 머무르며 일본을 체험했다.
그 덕분에, 과거 2017년 뉴욕 어학연수 당시 만났던 일본인 친구들의 특성과 취향을 이제서라도 더 잘 이해하게 된 것 같다.
'아, 그때 이런 특성이 있었는데 이런 이유일 수 있겠구나.'
'아, 그런 취향이 있었는데 일본의 이런 좋은 점 때문이겠구나.'
문득, 20대 초반 뉴욕 엠파이어 빌딩의 63층에 위치한 KAPLAN(지금은 없어짐)이라는 어학원 교실 모습이 떠올랐다.
첫 날에 내 옆자리는 프랑스인, 브라질인이었고 반에 일본인 친구들도 있었다.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의 각기 다른 행동 양식들이 무척이나 신기했고, 한국에서 나고 자란 나는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구나, 난 정말 우물 안의 개구리였구나 하고 그때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 나라는 사람의 아이덴티티는 그때 만들어졌다.
이번에 컨퍼런스의 한 부스에서, 내 대만 친구의 회사 동료들을 만나 알게 되었다.
대만 친구가 온 건 아니지만, 그 친구를 매개로 새로운 대만 친구들과 연결되었고 그 에피소드로 오랜만에 친구에게 연락도 해서 기뻤다. 글로벌하게 커넥팅되는 이 느낌!
얼마 전 대만에 가서, 뉴욕에서 절친이었던 대만 친구 Bruce를 다시 만났고,
코로나 전에 프랑스 여행가서는 나의 또다른 뉴욕 절친이었던 프랑스인 친구 Sofyah를 다시 만났다.
뉴욕에서 이방인 신분이었던 친구들을, 그 나라 본토에서 현지인인 친구들의 모습을 보니 또 다르고 새롭다. 다들 더 매력이 넘치는데 뭔가 더 진지하다. 뉴욕에서 철없이 놀던 모습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번 주말에는 말레이시아인 친구 Emily가 한국에 온다고 해서 만나러 간다.
외국인 친구들이 나에게 'friendly & approchable'하다고 말한다.
20대 초반의 뉴욕 어학연수, 20대 중반의 뉴욕 인턴 경험 때문인 것 같다.
20대의 뉴욕 경험은 나에게 복리가 되어 계속해서 돌아오고 나를 더 확장시켜주는 듯 하다. (네버엔딩)
이때 만난 한국 친구들도 지금까지도 나에게 너무 좋은 인연들로 이어가고 있다.
한가지 내가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는 점은, 세월의 변화를 서로 다정하게 목격하며 같이 나이드는 것.
우리가 함께 보낸 20대 뉴욕에서의 추억, 30대가 되어 다시 만난 우리, 40대와 50대, 60대 등등이 되어 또 만날 우리.
다른 나라에 있어 자주는 못보겠지만, 10년에 최소 한번씩은 얼굴 직접 보면서 함께 글로벌 우정을 쌓으며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간다는 건 내 인생에서 꽤 멋진 프로젝트이다.
어쩌면 미래에 비즈니스도 함께 할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한다. 비즈니스 파트너도 좋고, 아니어도 출장가서 연락할 친구가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넘 좋다.
이번 일본 여정을 통해 또 하나의 퍼즐조각을 가져왔다.
요즘은 잘못하면 150살까지도 산다는데, 아직 내가 도달하지 못한 많은 나라들도 하나씩 가보고 새로운 나라의 사람들도 많이 만나면서 나의 세계지도 전체 퍼즐을 150살 전에 완성시키고 싶다.
위험지역이 있어서 지구 전체는 불가능할 것 같고, 한 70%는 가능하지 않을까?
(p.s) 문득 든 생각이, 나의 남편도 이렇게 열려있는 사고와 마인드를 가져야 할 것 같다.
같이 많이 돌아다니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하니까.
이제는 나 혼자 지인을 만나는 게 아니라, 우리 둘 공동의 지인이 되어서
가족 단위로 재밌게 놀아야 하니까 사교성도 있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