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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망 Aug 14. 2022

남해 워케이션 : 서비스기획자의 첫 워케이션 준비

안녕하세요! 제가 곧 남해로 워케이션을 떠날 예정입니다.
워케이션은 work + vacation의 합성어로 일하며 여행한다는 의미를 가지고있어요. 제가 그 워케이션을 경험해보러 저 아래- 남해 지역으로 떠납니다. 언젠가 워케이션을 떠나게 될 분들을 위해, 그리고 제 워케이션 일상을 기억하기 위해 워케이션을 결심한 순간부터 끝나는 순간까지를 기록해보려고 해요.



왜 떠나나요?

"바다보며 일하기" 라는 제 로망을 실현하러 떠납니다. 프리랜서도 아닌 일반 회사원이 바다에 파도가 찰랑이는 모습을 보며,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때가 과연 언제일까요? 저에게는 그 '때'가 재택근무를 하는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했어요. 감사하게도 얼마 전 회사에서 재택근무를 공식 제도화 한 덕분에 코로나가 안정된 지금 시점에도 재택근무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언젠가 회사 근무제도가 다시 변경될 수도 있고, 제가 재택근무를 하지 않는 다른 곳으로 이직하게 될 수도 있다는 여러 변수들이 존재하다 보니 '지금'이 아니면 언제 바다 보며 일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 떠나기로 결심했어요.

집구석 사무실. 일하다가 답답한 마음이 들면 쳐다보곤 했던 한 줌 창문


재택근무는 코로나라는 변수로 인해 경험하게 되었고, 2020년 2월에 시작했으니 언 2년 6개월 동안 재택근무를 하고 있네요. 나름대로 업무공간을 분리하기 위해 집에 작은방 하나를 '사무실'로 칭하고 사무실 마냥 가구배치를 해두었는데요. 반딧불로 별을 대적할 수 없다는 말처럼 아무리 잘 꾸며놓는다 한들 회사 사무실의 느낌을 내기에는 한계가 있었고, 작디 작은 방에서 모니터만 보며 일하려다보니 답답한 마음이 간혹 들더라고요.  


회사 사무실 출근할 때에는 출퇴근시간이 아깝고도 힘들긴 했지만, 생동감은 넘쳤던 것 같아요. 우선 회사에 나가면 반가운 동료들이 있고, 일하다가 잘 안풀리면 동료들과 카페가서 커피도 한잔하고 티타임도 하며 답답함과 스트레스를 풀곤 했지요.


더불어 사무실은 업무를 하는 업무공간과, 휴식을 보내는 라운지 혹은 사내카페가 분리되어 있어서 업무부담은 업무공간 에서만 지곤 했는데 재택근무를 하는 집은 공간분리가 제대로 안되기 때문에 매 순간 업무에 묶여있는 기분이 들었어요. 공간이 주는 힘이 이렇게나 큰거구나- 하는 것을 재택근무 하면서 제대로 배웠어요.


물론 재택근무의 장점도 많지만 위와 같은 점 때문에 간혹 사무실 근무도 그립긴 하더라고요!


부산 아난티, 바다 위에 떠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러다가 코로나가 조금 멎은 시점에 부산 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 넓디 넓은 광야같은 바다를 보고 마음이 뻥- 뚫리는 기분을 경험했죠. 그러다가 문득 "아- 바다보면서 일하면 어떤 기분일까. 언젠간 나도 바다 보면서 일하고 싶다" 라는 생각을 이어서 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재택근무를 하는 지금이 바다보며 일할 수 있는, 워케이션이 가능한 유일무이한 기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이어서 했고요.


사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제가 "재택근무"라는 근무제를 경험하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사회 초년생때 서울에 큰 홍수와 폭우가 발생한 적이 있는데 그때 딱 한번 전사 재택근무라는 지령이 떨어져서 "와, 재택근무라고?! 그게 뭔데! 어떻게 하는건데!" 하며 마냥 신기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게 낯설기만 했던 재택근무가, 코로나라는 변수를 거치고 어쩌다보니 제 회사생활의 기본 밑바탕이 되다니, 사람 일 참 알다가도 모르겠네요.


그래서 어떻게 가나요?

'어떻게' 갈 지를 먼저 해보기로 합니다. 셀프로 일정을 짜서 갈 것인가? 혹은 기업/지자체의 지원을 받고 갈 것인가? 2개 중에 고민을 했고요. 아무래도 긴 시간동안 타지에서 살게 되면 숙박, 교통, 식사 등에서 많은 지출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금전적으로 세이브 할 수 있는 '지원받고 가기'를 택하기로 했고요. 구글, 네이버, 페이스북 등 여러 채널을 통해 현재 모집하고 있는 공고가 있는지 살펴봤어요.


얼마 전에 여름 시즌을 맞이해서 기업 혹은 지자체에서 워케이션 제도를 진행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기도 했어서 빠르게 찾아보면 지원할 수 있는 공고가 있겠다는 판단을 했고요. 그 결과! 제가 원하는 기간에 남해에서 워케이션 참가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발견하여, 지원서를 바로 작성했지요.


저는 워케이션 4차에 갑니다.


지원서를 쓸 때에는 '지자체에서 왜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하는가?'에 집중해서 썼어요. 아무래도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은 IT기업에 종사하거나 혹은 프리랜서 일을 하고 있는 분들이 다수일테고 이 분들을 활용해서 지자체를 홍보한다던지, 이런 분들의 경험과 지식을 얻는 등의 득을 얻기 위해 프로그램을 진행할거라고 생각을 했고요. 그래서 워케이션 일상을 여러 채널로 공유할 수 있다고 증명하기 위해 제가 보유한 SNS 채널을 모조리 싹- 적었고, IT 대기업에서 기획자 업무를 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해서 작성했어요.


하지만 아쉽게도, 저보다 더 빠르고 부지런하신 분들이 먼저 지원을 하셨는지, 벌써- 참가자가 꽉 찼다는 회신을 들었어요. 단, 대기자 명단에 올려두고 중간에 불참자가 생기면 연락을 주겠다는 이야기를 해주셔서 저 기간동안은 최대한 일정을 잡지 않았는데요. 거의 3주 정도 흐른 시점에 '불참자가 생겼으니 참여의사를 달라'는 연락을 받았지요! 사실 안됐구나 생각하고 일정을 여럿 잡아둔 상태였는데 이 소식을 듣고 일정을 다 변경하고 취소했답니다.


바다보며 일하고 싶다고 처음으로 생각했던 곳. 광안리 바다


그리하여, 마침내, 결국, 저는 8월 말에 바다보러 일하기 로망을 실현하러 남해에 떠납니다. 결혼 후에 3일 이상 남편과 떨어져 있어 본 적이 없어서 얼마나 보고싶으려나.. 싶은 생각이 벌써 들기도 하는데요, 2세가 없을 때 다양한 것들을 즐겨보자는 우리부부의 슬로건을 떠올리며 재미있게 다녀와보려고 합니다! 내 도전을 응원해주는 남편에게도 고맙고 그 만큼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기간이 되기를 바래보아요. 이런 좋은 제도를 운영해주시며 저를 좋게 봐주시고 선택해주신 남해 워케이션 담당자분께도 큰 감사인사를 드려보고요. 별 일 없이, 무탈하게 잘 다녀올 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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