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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양러너 Jun 28. 2022

양양일보 9

- 힘내요 편 -

뭔가 쓴다는 것은 굉장히 피곤하다.

나 스스로를 돌아보며 썼다가, 너무 내밀한가 싶어 시선을 좀 의식하며 써봤다가, 또 이게 뭔가 싶어 다시 쓰다 보면 아주 괴이한 것이 되어있다. 그럼 삭제.


그 어느 것이 딱 내 마음에 꼭 들게 써지겠냐마는, 내 욕심은 또 그게 아닌걸…


그러다 보니 다시 여름이 찾아왔다.




그동안 또 참 별별 일들이 많았다.


온 가족이 코로나에 걸렸다 나았고, 아내는 이직을 했다.

A씨는 수영도 하고, 드럼도 치고, 피아노도 치고, 해리포터도 읽으며 매우 바쁘시다. 지금 해리포터 마지막 권을 읽고 있다! 훈늉해…

B씨는 자전거 타다가 넘어져서 팔꿈치 뼈가 부러지고, 혼자서 또 코로나에 걸렸다. 근데 하나도 안 아프다.

그리고 지금은 C씨가 또 열이 난다. 그냥 감기인가 보다.

양양D는 잔다.

네 침대는 내 침대, 내 침대도 내 침대


그럼 나는 무엇을 하였느냐?

흐음…

뭔가 한 것 같기도 하고 아무것도 안 한 것 같기도 하고…


육아라는 것은 뭔가 모래늪에서 달리고 있는 느낌이다.


아이들은 딱히 내가 ‘키운다’고 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들 커가는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정말 열심히 걷고, 달리기도 했다고 생각했는데 제자리인 것처럼 느껴지는 거지. 그럴 때면 갑자기 의욕이 푹 꺾이고 어디로든 도망쳐버리고 싶기도 하다.


이제 겨우 2년쯤 됐는데…벌써 조금 지쳤나 보다.


지쳤을 땐 쉬어가야 하는 법.


인데..그들은 쉴 틈을 주지 않는다. 나는 또다시 제자리걸음 시작인가..! 제자리걸음인 것 같아도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 행복이 날 어디론가 이끌어주고 있다는 건 알고 있다. 그런데도 이렇게 이따금씩 불쑥불쑥 모래늪 느낌이 드는 게 바로 육아의 함정.


함정을 잘 빠져 나와야 하는데…


해답은 결국 또 그들의 손에 달렸다. 함정의 근원이면서 동시에 극복책. 다시 찾을 수밖에 읎꾸나!! 아이들의 마법. 정확히 말하면 좀 자기최면 같은 게 아닐까 싶긴 하지만…어쨌든…


그러니까 이 세상 모든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오빠, 언니, 누나, 형, 이모, 고모, 삼촌, 아주머니, 아저씨들 힘내요. 안 불러준 사람 없겠징…?


아이들은 항상 이렇게 말해주니까.

‘사랑해-! 역시 최고라니깐!!.’(기쁨)


5년 전과 지금의 A씨가 최고라고 말하고 있다



넋두리가 되어버렸지만 손이 가는 대로라도 써야지 영영  하겠다 싶어서  되겠다.


오늘도, 내일도  신나게 지지고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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