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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인도사 Jul 29. 2021

무인도 생활기 연재_팔라완무인도6

어떤 면접자리

# 어떤 면접자리      


ᅠ어떤 면접자리에 갔습니다. 면접을 본 경험이 많이 없으므로 잔뜩 긴장을 하고 앉았습니다. 약간의 가식과 꾸밈, 제출한 반명함판 사진처럼 목에 잠긴 넥타이가 영 어색합니다.      

ᅠ살면서 언제가 가장 기뻤던 순간이냐는 물음에 나를 포함한 세 사람은 인생의 명장면들을 파노라마로 엮어 훑고 옵니다.      

ᅠ가장 오른쪽의 사람이 먼저 파노라마의 한 장면을 열었습니다. 

"오랫동안 준비한 프로젝트가 실제로 성공적으루어 졌을 때입니다.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리모트컨트롤..." 

심사위원도 가운데 사람도 저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ᅠ      

ᅠ중앙의 친구도 이야기를 꺼냈습니다.ᅠ 

ᅠ"매주 8시간씩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봉사를 할때가 가장 가치있고 행복한 순간이라 생각합니다. OO구 복지센터에서 천 시간 이상…" 

ᅠ심사위원도, 먼저 말을 끝낸 남자도 저도 고개를 끄덕역습니다.ᅠ      

ᅠ제 차례군요. 쭈뼛쭈뼛 말문을 열었습니다. 

ᅠ"쓰던 글이 잘 마무리 되었을 때입니다."ᅠ 

ᅠ심사위원과 옆의 두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순간, 직감적으로 사실이 아닌 것 같아 다시 급히 말문을 열었습니다.ᅠ 

ᅠ"아니, 혼자 무인도에 살면서 7시간만에 불을 피웠을 땝니다. 나무를 비벼 7시간만에 붙이곤 너무 팔이 떨려 수저도 들지 못했습니다."ᅠ 

ᅠ심사위원과 옆의 두 남자가 콧바람을 내며 미소를 비추다 소리내며 웃었습니다.ᅠ      

ᅠ그 전 질문은 이랬습니다. 

ᅠ 


ᅠ"서류에 보니 탐험문학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문학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는데, 어머니가 피치못할 병으로 간호를 받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해왔고 앞으로 해나가려는 탐험문학을 멈추겠습니까, 그래도 계속 하겠습니까?"ᅠ      

ᅠ아마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아래와 같이 했기에 불피운 이야기를 할 수 있었나 봅니다. 면접을 보는 이곳에서 원치않는 답을 해서 이미 눈밖에 났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ᅠ이미 이렇게 대답한거 그냥 솔직히 말해버리자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ᅠ"젖혀두고 고향으로 갈 것 같습니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문학인데 부모와 자식은 그 관계의 시초이지 않을까요. 하던것을 멈추고 내려가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 안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ᅠ     

 

ᅠ짧은 순간에 답한 대답들이었지만 후회하지 않았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던 것을 포기한다고 너무 쉽게 말했고, 동시에 불을 피우는 것처럼 너무 어려운 일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삶의 가치와 간절함이 제 답변의 기준이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 대신 해줄수 없는 일, 내가 아니면 안되는 일, 결국 해야만 하는 것들에 대한 답을 알면 때론 쉽게 놓기도, 오래 붙잡고 있기도 하나봅니다.ᅠ      


ᅠ운이 좋았습니다.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에 대해 이번 기회에 생각해볼 수 있었으니까요. 아직은 어머니가 건강하다는 사실과 나무와 나무를 비벼 작은 불씨를 애지중지했던 시간들을 노트에 붙여둡니다. 면접장에서 이토록 시원하고 가볍게 볼일을 보고 물까지 내리고 나온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ᅠ결과는 어떻게 되었나고요? 긴 소개서와 까다로운 질문을 준비해주신 면접관분들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책 [무인도에 갈 때 당신이 가져가야 할 것] 중


[윤승철]

주로 사람이 많지 않은 곳들을 찾아다닌다.

키르키스스탄 대초원이나 사막, 아마존, 남극 같은 곳. 그리고 무인도까지.

대한민국 실크로드 탐험대 청년탐사대장으로 실크로드의 3대 간선을 모두 횡단했고, 히말라야에 올랐으며

세계 최연소로 사막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대한민국인재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환경부장관상과 헌혈유공표창, 서울특별시장상, 경희대총장상, 박영석특별상 등을 수상했다.

지금은 한 달에 한 번 무인도로 떠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무인도섬테마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도움이 필요한 섬과 쓰레기가 많은 섬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는 [섬마을봉사연합] 봉사단체를 운영하고 있다.

동국대학교에서 시를 전공했으며 저서로는 [달리는 청춘의 시](문광부우수도서), [여행이 좋아서 청춘이 빛나서](공저), [마음을 만지는 만지도], [실크로드 길 위에서 길을 열다](공저) 등이 있다.

현재는 무인도체험 및 생태 프로그램 운영과 기관 및 방송 자문, 섬봉사단체 운영에 매진하고 있다. 


*무인도섬테마연구소 : www.islandlab.co.kr

**섬마을봉사연합 : www.with-ivu.com

***유튜브 채널 : 무인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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