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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시선 Sep 03. 2021

거인이 있는 곳? , 아라리오 뮤지엄 투어 - 제주도편

얼마 전, 김찬용 해설가님이랑 단둘이 종로에 있는 아라리오 뮤지엄을 다녀왔었는데 그때 제주도에 있는 아라리오 뮤지엄이 진짜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못 참고 다녀왔습니다.


저와 함께 사진으로 즐겨보시죠! (사진 촬영 가능)



사진1, 2 = 다양한 소재로 설치 미술을 하는 장 환의 작품 <영웅 No. 2>입니다. 소가죽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 질감이 주는 묘한 생명력이 있어요. 마치 이 거인이 진짜로 살아있었던 건 아닐까? 이런 착각을 하게 만들거든요. 그 앞에 서서 이젠 죽은 것 같은 거인을 한동안 바라봤습니다. 문득, <러브, 데스 + 로봇 시즌2> 8번째 에피소드 거인의 죽음이 생각나더라고요. 또는 마블에나 등장할 것 같은 영웅들도 생각났습니다.



사진3 = 비디오 예술 하면.. 이 분이죠. 백남준 작가의 작품들도 있었는데요. 마치 트랜스포머를 연상케하는 TV 로봇들이 가득한 섹션이었는데 그중에서도 TV를 끌고 가는 <시스 코프>란 작품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사진4 = 이 사진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셨나요? 저는 마치 알에서 깨어난 왕의 이야기… 박혁거세가 생각났는데요. 보통 신화적인 인물들은 ‘알’과 연관이 있잖아요. 이 작품은 아사미 키요카와의 <기원>이라는 작품입니다. 2019년 선보인 ‘신화’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저는 이렇게 상상해봤어요. 알에서 깨어난 신들은 인간을 지금 만들고 있고요. 그 반대에 그려진 그림자처럼 보이는 신은 … 악마라고…. 응?!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었습니다. 게다가 실제로 자세히 보게 되면 실과 바늘로 자수를 놓아 이미지를 만들었기 때문에.. 실이 주는 섬세한 느낌? 어떤 촉감? 들도 느낄 수 있습니다.




사진 5,6,7,8,9 = 개인적으로 제주도 아라리오 뮤지엄에서 본 작품 중 원픽을 뽑으라면 바로 듀에인 핸슨의 <벼룩 시장 상인>(1990)입니다. 왜 그러냐? 일단 작품에 대한 얘기는 나중에 하고 이 작품을 너무 기가 막힌 곳에 배치했기 때문인데요. 사진 5부터 천천히 다음 사진으로 넘기시면 조금씩 이 작품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이게 제 시점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아라리오 뮤지엄은 제일 위층부터 밑층으로 내려오면서 감상을 해야 하는데요. 위에서 내려오는 제 시점을 따라서 이 작품을 보게 되면… 진짜 같아요. 전 거기에 누가 계신 줄 알았습니다. 그만큼… 묘한 느낌을 주는 작품인데요. 1950년대 말 미국에선 다양한 사회 문제들이 표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인종차별에 대한 저항운동이나 베트남 반전 운동 같은.. 그러다 보니 독창성을 강조한 추상미술보다는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는 리얼리즘 미술이 붐을 타기 시작했는데요. 듀에인 핸슨 작가는 그런 면에서 벼룩시장에서 마주칠 수 있는 일상적인 인물을 표현해서 우리에게 그 당시 미국의 현실감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이 분이 걸친 옷, 가방, 잡지 등이 묘한 리얼함을 전해주죠. 이 작품을 통해 그 당시 미국인을 느낄 수 있었죠. 장난삼아 조심스럽게… 벼룩 시장 상인이 살아계신지 손으로….(실제 만진 건 절대 아닙니다!) 다행인지 주무시고 계셨어요.. 응?!



이 작품들 외에도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정말 잘 다녀온 것 같아요. 혹시 제주도에 가시면 아라리오 뮤지엄에 들리셔서 다양한 작품을 눈으로 느끼시면 좋겠네요.


추신 : 약간의 휴식기... 휴식기라 하긴 그렇고 스탠리 큐브릭 책 읽고 영화 보면서 며칠 쉬었습니다. 이제 복귀했으니 블로그 글도 자주 남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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