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효은의 스타트업 브런치
앞서 <창업가의 운명, 스타트업의 데스밸리> 편에서 다루었듯 죽음의 계곡에서 벗어나기 위해 외부에서의 자금 조달은 필수적이다. 이론적으로는 투자가 없어도 생존할 수 있는 기업이 되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투자 없이 버텨보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스타트업의 1차 성공 기준을 '벤처캐피탈을 통한 투자유치'로 보기도 한다. 투자 유치 실적이 곧 스타트업의 성공 척도라고는 할 수 없지만 투자자와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장 가능성을 검증받았다는 지표로 많이 보는 편이다.
때문에 이번 편에서는 벤처캐피탈의 스타트업 투자 의사결정 모델과 영향요인에 대해 다루어 보았다. VC 뿐만 아니라 액셀러레이터, 창업지원기관 종사자, 창업 컨설턴트 및 교육가 등을 대상으로 AHP 분석기법의 쌍대비교 방식으로 연구하여 도출하였기에 향후 정부지원사업이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지원 시 참고하면 좋겠다.
벤처캐피탈의 스타트업 투자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연구목표
- 벤처캐피탈의 스타트업 투자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분석, 핵심 요인 도출
- 스타트업 투자 여부 결정에 있어 중요한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의사결정 모델 제시
연구모형
-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AHP 분석기법의 쌍대비교 방식의 설문 실시
- 벤처캐피탈의 투자의사 결정 시 고려하는 요인을 분석하여 1 계층 4개 영역(창업가, 제품 및 서비스, 시장, 재무적 특성) 중심으로 *총 19개 평가항목을 구성
*창업가(5) : 관리/운영 역량, 기술의 전문성, 기업가적 성향, 비즈니스의 적합성, 신뢰성
*제품 및 서비스(5) : 글로벌 진출, 기술 우위, 투자분야와의 연관성, 제품가치, 혁신성
*시장(5) : 경쟁자 위협, 규제 존재 여부, 시장 규모, 시장 성장성, 신시장 창출 가능성
*재무(4) : 기업 가치, 수익성, 투자 단계, 현금 흐름
설문 표본의 통계적 특성
설문 대상은 현직 국내 벤처캐피탈리스트 15명과 창업지원 전문가(창업지원기관 종사자, 창업 교육가 및 컨설턴트, 액셀러레이터 등) 15명으로 총 3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표본 통계의 경우 성별에 따른 특성으로는 총 30명을 기준으로 남성 27명(90%), 여성 3명(10%)이며 연령의 경우 평균 45세이다.
학력은 학사 16명(53.3%), 석사학위 취득 11명(36.7%), 박사학위 취득 3명(10%)이 참여하였다. 스타트업 투자 및 지원 활동 관련 경력은 10년 이상이 13명(43.3%)으로 가장 높았고, 5년 이상~7년 미만 11명(36.7%), 7년 이상~10년 미만 5명(16.7%), 5년 미만이 1명(3.3%) 순이었다.
전문 분야별 대분류 항목 중요도
투자 의사결정 주요 요인에 대한 분석 결과 전체 가중치로는 두 집단 모두 '창업가(창업가>시장>제품/서비스>재무)' 영역을 가장 중시하고 특히 '신뢰성'과 '비즈니스 적합성'을 중요하게 평가했다.
흥미로운 점은 벤처캐피탈리스트는 투자 의사결정 시 '창업가(창업가>시장>제품/서비스>재무)'를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보는 반면 창업지원 전문가들은 '시장(시장>창업가>제품/서비스>재무)'을 중요하게 보는 것으로 나타나 관점의 차이를 보였다는 점이다.
반면 재무적 요인에 대한 중요도는 두 집단 모두 가장 낮게 도출되었는데 초기 단계 기업의 경우 투자 의사결정에 사용 가능한 재무적 데이터의 부족으로 투자에 대한 위험도와 신뢰성을 측정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탈리스트/창업지원 전문가 전체 영향 값
투자 의사결정에 대한 세부 요인별 영향 값 분석 결과 두 집단 전체에게 요구되는 역량 요인으로 1순위 비즈니스의 적합성, 2순위 신뢰성, 3순위 시장 규모, 4순위 기업가적 성향, 5순위 시장 성장성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그룹 간 투자의사결정 요인 비교 분석
마지막으로 두 그룹 간 복합 가중치 항목별 우선순위 분석 결과 벤처캐피탈리스트의 경우 투자 의사결정 시 1순위 비즈니스의 적합성, 2순위 신뢰성, 3순위 시장 규모, 4순위 기업가적 성향, 5순위 시장 성장성 순으로 중요하게 보았다.
반면 창업지원 전문가의 경우 1순위 비즈니스의 적합성, 2순위 시장 규모, 3순위 시장 성장성, 4순위 신뢰성, 5순위 제품 가치 순으로 보이며 두 집단 간 일정 부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 및 시사점
벤처캐피탈의 스타트업 투자 의사결정 영향 요인에 대해 분석한 결과 전체의 경우 1순위 창업가, 2순위 시장, 3순위 제품 및 서비스, 4순위 재무 요인을 중요 요소로 꼽았다.
그러나 두 집단 각각에 대한 비교 분석 결과 벤처캐피탈리스트는 '창업가'를 투자에 가장 중요한 영향요인으로 보는 반면, 창업지원 전문가(창업지원기관 종사자, 창업 교육가 및 컨설턴트, 액셀러레이터 등)들은 '시장'을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본다는 점이다. 이는 곧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은 창업가에 대한 적합성, 신뢰성을 투자의 중요한 기준으로 보지만, 창업지원 전문가들은 비즈니스의 시장성을 통해 투자가 이루어진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창업가의 비즈니스 적합도와 신뢰성, 기업가 성향이 주요 투자 영향요인으로 도출되었는데 이는 스타트업 창업가가 보여주는 개인적 역량이나 성향이 투자자에게 다른 어떤 요인보다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창업가들은 향후 투자 및 지원사업 유치에 있어 기업의 혁신적 제품과 비즈니스 모델을 강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와 함께 창업가 자신의 리더십과 역량 그리고 신뢰성을 입증하기 위한 노력도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창업가의 역량과 의지가 사업의 승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명확한 창업가 정신을 기반한 리더십과 본인 스스로의 장점을 강조한다면 보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경영대학원 시절 스타트업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두 분 모두 교수로 활동하며 학생들과 실제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개인적으로 엔젤투자자 활동도 하는 분들이었다. 과거에는 벤처캐피탈리스트이자 스타트업 CEO로도 근무하셨다고 했다. 당시 교수님께 여쭈어 보았다. 본인들은 스타트업에 투자 시 어떤 면을 많이 보았는지.
두 분 모두 망설임 없이 '창업가'라고 답했다. 주니어 심사역 시절 아이템, 시장 크기, 성장 가능성, 사업단계, 타이밍 등 여러 요소들을 고려했지만 실제로 경험해 보니 A라는 아이템으로 똑같이 창업을 해도 결국 '그 사람'이니까 해내는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너무 와닿아 추천하고 싶은 영상이 있다. 맨땅에 헤딩할 수 있는 기질, 빠른 학습 곡선, 지치지 않는 투지를 기억하며. 카카오벤처스 정신아 대표님의 인터뷰 영상과 함께 이번 편은 마무리하겠다. (인터뷰 영상 보기)
Hyo-Eun Seong and Bo-Young Kim, Critical Factors Affecting Venture Capital Investment Decision on Innovative Startups: A case of south korea, International Journal of Management (IJM), 12(3), 2021, pp. 768-7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