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과 판매 1위가 다른 회사가 된 이유와 전망
2024년을 기준으로, 세계 순수 배터리 전기차(BEV) 1위 “생산”은 BYD로 177만 7965대입니다. 테슬라의 177만 4442대보다 4500대 더 많이 만들었습니다. 전기차 생산에서 세계 1위가 바뀐 거죠.
반면 판매를 기준으로 하면 순위가 뒤집어집니다. 테슬라는 178만 9226대를, BYD는 176만 4992대로 2만 4234대 차이가 발생합니다. 테슬라의 저 판매 대수는 2023년의 180만 8581대에 비해 1만 9355대(1.07%)가 줄어든 것으로 테슬라 역사상 최초의 판매 감소에 해당합니다. 생산과 판매가 다른 건 생산 후 쌓인 재고, 운송 기간 등의 차이 때문에 그렇습니다.
테슬라의 판매가 준 이유로는 2024년 1분기와 2분기 판매가 각각 전년 대비 9%, 5% 감소했던 영향이 컸습니다. 1월 말~2월 중순 홍해의 운송 차질로 부품공급이 어려움을 겪으며 베를린 기가 팩토리가 2주간 생산을 중단했고, 3월 5일 있었던 베를린 공장 주변 방화로 인해 1주일 동안 약 5000대 정도 생산량이 줄었다고 합니다. 대충 이 두 사건은 1.5만 대 정도 생산량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을 듯합니다.
반면 판매가 늘어났어야 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모델 3 페이스리프트 버전인 하이랜드가 1월부터 북미에서 주문/판매가 가능해지며 신차효과를 본격적으로 볼 수 있는 상태였거든요. 실제로 1 -> 4사 분기로 가며 판매량이 꾸준하게 늘어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매년 최소 두 자릿수 판매 증가를 보였던 과거의 성장세는커녕 판매가 줄어든 것은 분명합니다.
일단 미국에서는 바이든 정부에서 나름 7500달러의 보조금과 중국차에 대한 관세 부과 등으로 방어를 하고 있으나, 중국에서는 BYD를 포함해 샤오미 등 새로운 회사들과 경쟁에서 밀리고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전기차 선택의 폭’이 넓어진 소비자들이 테슬라를 떠나 다른 브랜드와 차를 고르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세계최대 규모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량을 회복할 가능성이 낮은 건 건 판매량이 더 늘어나기 어렵다고 해석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늘(?) 이야기 나오는 일론 머스크 개인에 대한 이슈도 긍정적이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YouGov라는 곳에서 미국 성인 5037명을 대상으로 2024년 10월 12일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일론 머스크에 대한 호불호 질문에는 호감 45%와 비호감 40%가 나왔습니다.
또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그의 서비스나 제품을 덜 쓰겠다는 사람이 30%가 되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습니다. 지지 여부는 차 구매와 상관없다는 사람이 46%이고 더 쓰겠다는 사람이 13%로 나왔는데요, 이들이야 판매량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습니다. 원래부터 살 사람들이었을 테니까요. 반면 부정적 요인은 다르죠. 여기도 전기차는 생각하는 데 일론 머스크가 싫어졌고 선택할 대안이 있다면 판매량이 줄어들 위험이 있습니다.
그 와중에 BYD는 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를 포함한 신에너지차(NEV)의 전체 판매량이 2023년 302만 4417대에서 427만 2145대로 41.26%가 증가했습니다. 2023년에는 BEV와 PHEV 판매량을 정확히 구분해 발표하진 않았는데, 어떻게든 찾아서 비교해 보면 BEV는 2023년 157만 4822대(추정치)에서 176만 4992대로 12.08% 증가했고 PHEV는 143만 8077대(추정치)에서 248만 5378대로 무려 72.83%가 늘어났습니다.
이건 중국 전체 자동차 시장을 봐도 비슷한 비율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2024년에 약 3100만 대로 전년 대비 3%가 늘었는데 NEV는 약 1300만 대로 전년 대비 30% 이상이 늘었습니다.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2%나 되고요.
성장세는 더 놀랍습니다. 2018년 BYD의 NEV는 20만 대가 안되었으나 2022년 순수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며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2023년에 폭스바겐을 제치고 중국 판매 1위가 되었고 NEV차는 23년 8월에 누적 500만 대를, 작년 말 1000만 대를 팔았다고도 하고요.
원래 2024년 판매목표가 360만 대였다는데 이걸 초과 달성한 것은 물론이고 9월에 목표를 400만 대로 올렸습니다. 이것도 초과달성을 했지요. 해외에도 41만 7204대를 팔았는데 이것만 해도 전년 대비 71.86%가 늘어난 겁니다. 2025년에는 이 비중이 더 커질 것은 분명한 일이고요.
몇 년 전인가 그런 말을 했습니다. 아무리 우수한 상품성을 갖고 있어도, 아무리 가격 경쟁력이 있어도 모두가 그걸 고르지 않는다고요. 남들과 같은 차를 타기 싫은 사람도 있고 취향이 안 맞기도 합니다.
2025년은 어떨까요. 개인적으로는 PHEV의 판매증가는 계속 이런 수준으로 이어질 것 같습니다. 이제는 순수 내연기관차를 완벽하게 대체하는 시장이 되니까요. 반면 전기차 시장은 과거처럼 연간 30~40% 성장은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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