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을 확대시킬 입문용 전기차
BYD 아토3 플러스를 탔습니다. 자체적으로 만든 전용 플랫폼에 60.48kWh 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얹고 150kW(201마력) 모터로 앞바퀴를 굴립니다. 복합 공인전비 4.7km/kWh로 복합주행가능거리는 321km입니다. 차 값이 3300만 원인데 오늘(2월 18일) 기준 아직 보조금이 확정되지 않았다네요. 딜러에서는 서울기준 150만~200만 원 정도로 최종 구매가는 3100만~3150만 원을 이야기합니다.
처음 예상한 29xx만 원은 아니라도 대단한 가격입니다. 서울기준 현대자동차 캐스퍼 일렉트릭이 옵션 없이 탁송금 빼고 보조금 포함해 2440만 원인데, 옵션을 비슷하게 맞추면 2850만 원이 됩니다. LFP 배터리인 기아 레이 EV가 2250만 원에서 풀 옵션 기준 2500만 원이고요. 주행거리와 크기가 비슷한 EV3 스탠더드 2WD는 깡통이 3650만 원이고 옵션을 맞추면 4230만 원입니다. 옵션과 가격이 비슷하면 크기가 작고, 크기가 비슷하면 가격이 비쌉니다.
차체 여유가 있고 특히 1열 위 지붕이 높아 앞 좌석공간은 매우 여유롭습니다. 한국타이어의 전기차 전용 아이온이던데 일부러 끼웠겠다 싶습니다.
서프 블루 외장 컬러에 블루+그레이 인테리어도 화려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크게 일렁이는 대시보드 형상이나 기묘한 곡선들이 섞이고 반짝이는 운전대는 복잡하게 보이더군요.
푹신하고 부드러운 재질이 많아 ‘싸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센터의 회전식 모니터와 별도로 작지만 운전대 너머 주행 정보를 표시하는 계기판이 있는 건 칭찬할만합니다. 가로 상태에서만 작동하는 애플 카플레이는 그간 써왔던 어느 차보다 활용도가 높았습니다.
화면 아래 나열된 여러 아이콘이 직관적이고, 각 항목으로 들어가 메뉴를 선택하는 과정도 매우 쉽습니다. 처음 탄 차에서 당황하지 않는 건 유저 인터페이스 디자인이 아주 좋다는 말입니다.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직관적입니다. 화면이 가로건 세로건 상관없이요. 안드로이드 OS의 특징이 보이는 곳도 있고요. 누구나 쉽게 쓸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시트는 아래 쿠션 부분이 좀 짧다는 것 빼면 푹신하고 편합니다. 화려한 무늬와 컬러가 인조가죽이라는 재질을 잘 감췄습니다. 기어레버 주변으로 필요한 물리버튼을 모으고 곳곳에 수납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등받이 각도가 적당한 2열은 파노라마 선루프로 답답함이 전혀 없고요. 깊고 2단으로 나뉜 트렁크도 충분합니다.
여기까지의 상품성 자체는 우수합니다. 일상적인 달리고 돌고 멈추는 동작과, 운전자의 입력에 대한 반응도 매우 보편적이고 일반적입니다. 그러니까 전기차건 뭐건 기본적인 자동차로도 충분히 쓰기 좋다는 말입니다.
디테일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을 켰을 때, 가속과 감속 제어가 매끈하지 않아 울렁이는 현상이 생깁니다. 특히 차가 감속하는 상황에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으면 (오버라이드를 걸었을 때), 차에서 운전자로 제어가 넘어오는 과정에서 ‘툭’하고 충격이 생깁니다. 또 정속주행 중 불규칙한 노면을 만나면 크루즈컨트롤의 가감속에 자세제어장치가 더해 시스템이 싸우는(?) 일이 종종 생깁니다. 크게 이상하거나 불안하진 않는데, 현재 시장에서 일반화된 수준의 매끈한 동작과는 거리가 좀 있습니다.
충전도 그렇습니다. 집 앞 50kW 급속충전기에 물렸는데, 전체적으로 제법 빠르게 들어가긴 해도 속도가 들쑥날쑥입니다. 주행모드와 회생제동 정도에 따라 주행가능거리가 크게 바뀌진 않는데, 공인주행가능거리보다 많이 늘어나진 않더군요. 겨울철 야외 밤샘 주차에서 눈에 보일 정도로 줄기도 하고요.
재밌는 부분도 있습니다. 비상등을 켠 상태에서 방향지시등을 작동하면 비상등이 꺼집니다. 이게 안전기준 위반은 아니라던데 우선순위가 방향지시등에 있다는 게 신기하더군요. 실내 무드등과 연계된 후측방 경고도 있습니다. 자동차뿐 아니라 직전 지나간 자전거도 확실하게 경고하더군요.
지적한 단점은 차에 큰 관심 없는 사람이라면 무시할 수도 있는 내용입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완벽하지는 않아도 대중적으로 빈틈에 충분히 들어갈 경쟁력은 있다’입니다. 제가 더 기대하는 건 아토3로 입문한 전기차 오너들이 다음 차를 살 때입니다. BYD 안에 머물면 좋겠으나 다른 브랜드로 눈을 돌리기 쉽습니다. 궁극적으로 전기차 확장에 도움이 되겠지요.
한번 경험해 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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