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 전략이 왜 이리 자주 바뀝니까.
미국 더 드라이브가 미국 특허상표청(PTO)에 현대자동차가 ‘N sport’ 상표를 새로 등록 신청했다는 것을 보도했네요. 기사를 읽어 보면 다양한 운송수단에서 이 이름을 앞으로 ‘잠재적으로 사용(potentially use)’ 하기 위해 신청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아직 승인이 난 것도 아니고 제품에 반영될 예정도 아니긴 하답니다.
기사에서는 본격적인 고성능 모델인 ’N‘과 고성능 디자인 패키지인 ’N 라인‘ 사이에서 중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습니다. 아반떼를 예로 들면 2.0 터보 엔진을 얹은 아반떼 N과 1.6 자연흡기 엔진의 N 라인 사이에 1.6 터보 엔진의 N 스포츠를 넣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걸 이해하려고 노력해 보면 이렇습니다. 처음에 N 라인을 내놓은 건 BMW의 M 스포츠를 따라 했다는 말을 듣기 싫어 그랬을 것 같습니다. 국내에 2018년부터 N 스포츠 상표 등록이 되어 있었다는 걸 봐서는요. 근데 국내의 좁은 시장에서 -아직 해외에서 N의 인기가 높아지기 전- 당시 1.6 터보 엔진의 N 라인과 2.0 터보 엔진의 N 모델의 가격 차이를 확실히 벌리지 못해 ‘그럴 거면 N을 산다’는 쪽으로 시장이 형성되니까, N 라인을 디자인 패키지로 확 내려 버린 것이죠. 지금은 N이 세계적으로 다양한 시장을 만들고 있으니 처음 계획한 대로 밀어붙일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N 스포츠를 본격적으로 내세워 보겠다고요.
이게 뭔가… 싶습니다. 애당초 과거에 쓰던 ’ 스포츠‘라는 이름을 없애고 N 라인으로 대체하지 않았던가요? 고성능 컴플리트카인 N과 그 아래 N 라인으로 대중적인 스포티한 차를 팔겠다고요. 이걸 원래대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N 스포츠’를 집어넣어 만든다고요?
무슨 회사가 브랜딩 전략을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 합니까. 애당초 N 스포츠가 국내에 등록되어 있을 때도 BMW의 M 스포츠를 의식해 만든 것 아니냐는 말 들었잖습니까. N 브랜드 론칭하고 잘 자리 잡고 있는데 굳이 여기서 저런 기사를 - “BMW에 영감을 요청해 왔다 “는 걸 또 봐야 하나요. 아니면 아예 처음부터 N 스포츠-N 라인을 쓰던가요.
만약 N 스포츠가 라인업에 들어와 N-N 스포츠-N 라인이 된다면, BMW와 벤츠의 고성능 라인업을 섞어 놓은 짬뽕 단계가 되겠네요. BMW의 스포츠 버전인 ‘M 스포츠’와 벤츠의 스포츠 디자인 패키지인 ‘AMG 라인’이 있으니까요.
그간 다른 회사들이 쓰던 방식이니 이해하기 쉽고 설명하기 쉬운 건 알겠는데요, 이제는 완전히 새로운 명칭을 -현대자동차만의 고유한 이름과 단계를 사용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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