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트럭의 실내와 편의성을 갖춘 새 트럭
오랜만에 대형 트럭을 시승했습니다. 독일 MAN의 TGM 18.320입니다. TG’M’이라 중형트럭, 차의 총중량 ‘18’톤, 엔진 출력이 ‘320’마력입니다. 시승차는 4x2에 대형 트럭처럼 높고 넓은 TM 캐빈을 쓴 데다 휠베이스가 6976mm로 시리즈 중 가장 깁니다.
전면의 LED 헤드라이트는 동급에서 드문 장비입니다.
또 승용차의 디지털 사이드미러보다 더 기능이 많은, MAN 옵티뷰용 카메라들이 있습니다. 대형 사이드미러가 없어지면 어쨌든 공기저항이 줄고 연비는 좋아집니다.
국내 인증기준 최대 허용중량은 19톤입니다. 기본 캡 새시 차 무게가 약 6.9톤이니 카고 베드나 윙 보디를 얹는 것을 포함해 12톤을 더 실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이 새시가 ‘저상’이라는 점입니다. 그간 봤던 동급 트럭들에 비해 20cm 가까이 새시가 낮고 튀어 올라온 부품이 없습니다.
덕분에 새시 위에 얹는 윙바디의 내부 높이가 더 커지게 됩니다. 왜냐하면 트럭 높이는 도로의 제약을 받거든요. 터널이나 교량 아래 등의 통과 높이가 4.2m 이상이라 여유가 있지만, 도로포장 두께나 구조물 등을 생각하면 마냥 높일 수는 없거든요.
TGM은 캐빈 상단의 에어 디플렉터까지 높이가 3830mm로 동급에서도 캐빈이 높고 큽니다. 낮은 새시 덕에 더 높은 짐 공간을 확보한다면 (무게 한도 안에서) 더 많은 짐을 싣거나 부피가 큰 짐도 나를 수 있습니다.
한편 카고 바닥이 이 차만 낮으면 사실 문제가 됩니다. 짐을 싣고 내려야 하는 물류센터 데크와 리어 서스펜션에 에어 스프링이 있어 차고 조절이 됩니다. 시승차는 개조 업체로 나가기 전, 뼈대만 있는 섀시캡이라 구조를 보기는 더 좋았는데요, 뒤쪽에 있는 특장 작업용 분기배선 박스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도어를 열면 컵홀더 옆에 스위치 패널이 있습니다. 비상등과 엔진 시동 버튼과 두 개를 더 꾸밀 수 있습니다. 차에 오르내리지 않고 간단하게 시동을 걸어 PTO 등을 작동시킬 수 있지요. 이런 배려 좋네요.
실내는 중형 트럭이지만 그간 탔던 대형 트럭과 비슷해 매우 넓습니다. 시트 뒤의 침실 공간이 넓은 것은 물론이고 높이가 넉넉해 차 안에서 허리를 펴고 움직일 수 있습니다. 오버헤드 공간에 넉넉한 수납공간이 있는 것도 장점이고요.
MAN 옵티뷰는 운전석 쪽 12인치, 앞 승객석 15인치로 스크린 크기가 다릅니다.
멀리 있는 화면을 더 크게 만들어 실제로는 비슷한 크기로 보입니다. 각각 4 분할되어 안쪽은 평면 유리처럼, 바깥과 아래는 광각으로 표시됩니다.
속도가 낮을 때는 광각 영역이, 빨라지면 평면 영역이 넓어지는데 이게 꽤 자연스럽습니다. 걱정과 달리 이질감이 없습니다.
센터 모니터에는 전방과 후방 영상이 표시되어 사각이 많은 트럭을 보완합니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 중앙에는 스마트크루즈컨트롤이 표시되는데, 승용차와 달리 앞 차의 현재 속도가 나오더군요. 앞 차보다 내가 느리냐 빠르냐를 알 수 있어 가장 빠르면서도 효율적인 속도를 지정할 수 있습니다.
차로유지는 없어도 이탈 경고 소리가 확실한 것도 차폭이 큰 트럭에는 꼭 필요하다 생각이 듭니다.
6.9L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은 1200~1700rpm에서 125kgf.m의 토크를 8단 변속기로 바퀴에 전달합니다. 토크컨버터 방식의 자동변속기라 부드럽고 변속이 빠릅니다. 싱글 클러치였던 구형보다 가속과 연비, 내구성에서 더 좋다고 하네요.
트럭 베드는 없으나 개당 1680kg인 추 4개와 브래킷까지 거의 8톤 가까이 실은 셈이었습니다. 덕분에 뒤쪽이 튀는 느낌이 적었는데, 휠베이스가 워낙 길어 뒤쪽으로 더 무게를 실어도 좋을 듯싶더군요.
짧은 시승이었으나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 전혀 없이 가속하고 감속합니다.
운전대 오른쪽의 변속 레버로 엔진 배기 브레이크와 리타더를 작동하는데, 손에 닿는 곳에 있어 직관적으로 조작이 가능합니다. 이걸 쉽게 쓸 수 있어야 일반 브레이크(서비스 브레이크)의 작동을 줄여 과열이나 소모품 교환 주기를 길게 가져갈 수 있지요.
트럭을 탈 때마다 드는 생각은 정말 장거리 주행을 해보고 싶다는 겁니다. 휴게소에서 다른 트럭 드라이버분들을 만나 의견도 들어보고, 밤에는 침대에 누워 자면서 MAN 옵티뷰로 주변을 감시하는 것도 경험해 보고요. 8시간 동안 달릴 때 승차감이 어떨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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