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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모토라드의 비교불가 투어러, R1300RT 시승기

너무 더워 정신줄 놓을 뻔했던 시승

BMW 모토라드의 대표 투어링 바이크인 R1300RT를 탔습니다. 이름에 바이크의 특징과 장르가 있습니다. 첫 ‘R’은 원래 독일어로 ‘Rad(바퀴)’를 뜻했는데 지금은 고유의 수평대향 2기통 엔진을 단 모델들을 말합니다. 그 뒤 숫자는 배기량이고요, 맨 뒤의 ‘RT’는 ’Reise Tourer’의 약자로 직역하면 ‘여행 투어러‘입니다. RS(Reise Sport) 모델이 따로 있으니 좀 더 편안한 여행에 집중한 바이크입니다.

1978년에 1세대가 나왔고, 이름 기준으로는 지금이 7세대 같으나 섀시 기준으로는 6세대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2014년 1200RT에서 2019년 1250RT는 페이스리프트로 보는 게 맞거든요. 그러니까 R1300RT는 엔진과 섀시가 바뀐 완전 신형입니다.

RT는 우리나라를 비롯 전세계에서 경찰 바이크로 쓰입니다. 베를린 공장에서 직접 개조해 수출한다더군요. 당연히 신형도 경찰용 준비가 끝났더군요. 한 때 (국내에 채용은 되지 않았지만) 경찰 입찰용으로 들어갔던 F650 GS 폴리스 버전을 탔던 입장에서, 싱글 시트인 것 외에도 전기장치 등이 꽤 다르게 만들어집니다.

사진이 직전 세대 모델입니다. 요즘 BMW 바이크들이 그렇듯 길이는 거의 비슷한데 폭이 줄었고 전면부가 날렵해지고 선과 면이 정리되며 전체적으로 컴팩트해졌습니다. 반면 휠베이스는 15mm 늘었다지요.

바이크도 차와 비슷해 휠베이스가 길면 움직임이 둔해집니다. 이걸 다이나믹 섀시 어댑션이라는 기술로 커버했습니다. 앞뒤 차고를 바꾸는데 특히 뒤쪽을 30mm 높입니다.

핸들링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앞바퀴에 무게를 더 싣고 캐스터각과 휠베이스가 실제로 줄어드는 효과가 납니다. 그래서 같은 길을 라이딩 모드를 바꿔 달리면, 특히 다이나믹 모드에서 조금 더 경쾌합니다. 시트에 앉으면 살짝 앞으로 기울어지는데 무릎으로 바이크를 조이기도 쉽고 꽤 편한 자세로 빠르게 달릴 수 있습니다. 다만 시트고도 높아지는데, 천천히 멈추면 차고를 낮춰 발 착지성이 좋지만 급 정지를 하면 아직 조절이 덜 되어 당황스러울 때가 있긴 하더군요. ㅎㅎㅎㅎ

281kg인 바이크에 어울리는 단어는 아닙니다만, 실제로 새 엔진(구형대비 보어가 커지고 스트로크는 짧아진)도 R1300GS에서 경험했던 것처럼 좀 더 가볍게 돌고 순간적으로 가속할 때 좌우로 흔들리는 토크 리액션도 줄었습니다. 날이 워낙 더워 냉각팬이 계속 돌았는데도 몸으로 오는 열기는 거의 없더군요.

여기에 클러치 레버가 아예 없고 자동 변속이 가능한 ASA가 있어 출발할 때나 평소 주행 등 전체적으로 편합니다. 물론 클러치를 액츄에이터로 조절하는 방식이라 약간의 변속 충격이 있고 코너 전 기어를 낮추는 것이 적극적이진 않더군요. 물론 D(자동) 모드에서도 왼발 조작으로 기어 변속이 되니 좋고요. 또 라이딩 모드에 에코 모드와 가이드가 있는 것도 새 BMW모토라드 바이크들의 특징이기도 하고요.

사실 방풍 성능이 워낙 좋은 바이크라 되려 더웠다죠. 제가 탄 화이트 컬러 모델은 일반 윈드스크린인데 2cm 정도만 높이면 오픈페이스 헬멧의 아래로 들이치는 바람을 거의 막아 조용해집니다. 오디오 듣기도 훨씬 편하고요.

보디 옆 ‘RT’라 쓰인 카울을 위로 올리면, 다리 위쪽/배로 가는 바람까지 막아 겨울철 라이딩에도 좋겠더라고요.

새 RT는 보쉬제 4세대 레이더를 앞뒤에 달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부터 전방 및 후측방 충돌경고까지 있습니다. 후방 레이더는 번호판 위에 있고요. 깔끔하게 처리되어 유무를 잘 모르겠더군요.

2열 시트 및 등받이 열선(세계최초), 탑박스까지 기본이라 가격이 화이트 4290만 원, 트리플블랙 4380만 원입니다. 구형이 기본 모델이 3600만 원이었고 한정판들이 4천200~4300만 원이었던 것 같은데, 추가된 장비들을 보면 이해가 되면서도 가격이 부담스럽긴 하네요.

이날 영종도에서 시승하며 더워 죽을 뻔했는데요, 날 좀 풀리면 장거리라도 다녀와야겠습니다. 진가를 알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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