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레길을 걷고 있다 / 연작 에세이
나는 군산오름 정상에서 오랫동안 있었다. 일정만 없으면 텐트 쳐놓고 며칠을 지내고 싶었다. 아쉬움은 이별의 산물이다. 끝없이 보이는 계단이 지옥으로 가는 길처럼 느껴졌는데, 정상에 오르면서 천국으로 가는 계단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기며, 멀리 한라산과 서귀포 앞바다를 아쉬운 마음으로 바라보았다. 또 다른 천국일지 모르는 깊고, 울창한 절경을 간직한 안덕계곡으로 향했다.
내리막 숲길은 미끄럼 방지용 마대를 깔아 놓아 편하게 내려왔다. 갈증을 느끼던 차에 ‘영구물’이라는 용천수에 빨간 바가지가 걸려 있어 마시려다 수질검사가 없어 손수건에 물을 묻혀 입술만 적셨다. 도로를 따라 계곡으로 내려오면서 재물을 기른다는 뜻의 ‘양재소’라는 팻말을 발견했다. 오래전부터 가뭄이 들면 하류에 있는 논에 물을 대기 위한 저류지(貯留池)로 사용하여, 인공적으로 물을 퍼내어 벼농사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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