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기연 Oct 14. 2024

여백, 비우기의 디자인

존재의 철학적 고찰

디자인은 태생적으로 더하기다.

내면의 것을 겉으로 표현해 내는 기술이 디자인이다.

그러기에, 디자인을 하는 행위가 공(空)을 만들 수 없다. 혹시, 비어있음이 내면의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디자인으로서의 비어있음을 표현했다면 그것 자체가 공(空)이 아니게 된다. 


학생들의 과제나 루키 디자이너들이 여백이나 비움을 나타내기도 한다. 

비워있다는 것은 있어야 할 것이 그 자리에 없다는 단순함이 아니다. 반드시 있어야 함에도 그 자리에 그것이 없다면 이는 단순한 비움이 아니다. 아주 고차원의 비움이어야 한다. 실은 공(空)으로 가득 찬 것이다. 


무인양품(無印良品)은  반드시 있어야 하는 자리에 브랜드가 없다(無印).

그러나, 그냥 비워져 있는 상태가 아니라 그 자리에 품질로 가득 차 있다(良品). 이는 고도의 철학이다.

단순히 여백이 많거나, 공간이 넓은 것이 아니다. 


디자인은 태생적으로 더하기다.

더군다나, 공공영역에서의 디자인은 비워둘 수 없다. 있던 것을 치우고, 어지러운 것을 단순화하는 것을 비우기라고 할 수 없다. 세상은 비워져 있는 상태를 용납하지 않는다. 우주가 균형을 이루고 사회와 자연이 풍만해지려면 적절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균형을 이뤄서 꽉 차 있어야 한다. 


디자인에서 비우기라는 것은 정말 깊은 생각과 고찰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부산 관문’ 부산역, 비워서 미관 살린다 - 부산일보 (busan.com)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