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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기연 Dec 23. 2024

잘하고 싶은 게 생긴다는 것

누구나 처음부터 잘하는 것도 있다.

이른바 타고난 재능이 있는 경우인데,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예체능 계열이거나 혹은 다양한 면에서 남들보다 앞선 곳에서 출발하기도 한다. 아주 어릴 때 발견 혹은 발굴해서 직업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혹은 이후에 다양한 방법으로 찾아지는 경우도 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니 실망할 필요는 없다. 


타고난 재능 이외에 잘하고 싶은 게 생기기도 한다. 

타고나지 않았다면 어느 정도의 투자가 필요하다. 업무 상 필요한 능력 혹은 취미로 삶을 풍성하게 하는 능력이기도 할 것이다. 즐기고 싶으면 어느 정도 수준으로 잘해야 하는 것이 전제된다. 요즘은 글쓰기나 어학, 영상편집, 운동 등이 나의 주요 관심사다. 타고나지 않았거나 큰 관심이 없었던 영역은 기본적인 투자가 필요한 영역이다. 그 기간이 어느 정도는 되어야 즐길 수 있는 수준으로 잘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기간을 버텨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목표가 생긴다. 

건강이나 자기 계발에 관련된 항목이 잘하고 싶은 목표가 된다. 모든 영역이 그렇듯이 어느 정도까지 초보자로서 답답함을 견뎌내야 한다. 몇 만 시간의 법칙 같은 말도 있으나, 그걸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개인 차에 따라 지루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말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림도 마찬가지다. 짧은 시간에 성장하는 것이 눈에 보이는 사람은 타고난 재능이 있는 경우다. 나머지는 더디다. 마치,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 같을 것이다. 그러나, 실은 시간에 따른 실력의 성장은 조금씩 조금씩 커지고 있다. 다만, 그것을 못 볼 뿐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지 않을까?

타고난 재능을 가진 사람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그 비율은 미미할 것이다. 설사, 그런 사람이 주변에 있다고 해도 그건 그 사람이 가진 재능이고, 나와는 무관하다. 나는 나의 길이 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여러 가지 상황이 나를 어떻게 만드냐는 것이다. 호모사피엔스는 너무 머리가 좋아서,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뤄야만 하는 확실한 이유를 찾아내는 재능이 있다. 그림이나 글이나 비슷할 것이다. 누구나 그림을 그릴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수준이 되어야 그림을 즐길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많은 조언을 구하는 학생들을 접했는데, 나의 경우에는 모든 답은 하나였다. 


"선이라도 매일 그어라"


매일 선만 그리다 보면, 구체적인 사물이나 인물을 그리고 싶어 미치는 때가 온다. 그래도, 일정 수준 필압과 선을 컨트롤할 수 있는 수준이 되기까지는 참게 한다. 그런 과정을 거치고 난 후 그리는 드로잉(주로 디자인 스케치 등)의 발전 속도는 가파르게 상승한다. 


잘하고 싶은 게 생긴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다.

아주 좋은 현상이다. 이제 페이스가 오르기까지 꾸준히, 그러나 즐거운 미래를 상상하며 기초를 다져가는 것이 남았다. 제논이라는 철학자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빨리 달리는 토끼는 느리게 달리는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 이론 상으로 절대 멈추지 않고 조금씩이라도 움직이는 거북이는 언제나 토끼에 앞선다는 이론이다. 실제와는 달라서 역설이라고 부르지만, 이런 마인드는 필요해 보인다. 뭔가를 계속 잘해야 한다는 강박은 꾸준함을 자칫 놓칠 수 있다. 조급함보다는 발전하는 내 모습에 기다리고 지속하다 보면, 어느새 성장한 모습을 볼 것이라는 분명한 믿음이 있다. 



오늘도 흰 종이에 연필로 선을 긋듯, 한 줄의 글을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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