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기연 Dec 24. 2024

아저씨의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는 하루 전인 이브(eve)가 더 주목받는다.

해외에서 유래된 이 날은 연말 분위기와 겹치면서 묘한 설렘을 주기에 충분하다. 기독교 신자 여부를 떠나서 이 날은 모든 사람들에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기분 좋은 감정을 전해준다. 어릴 때에는 크리스마스 캐럴 송이 거리에서 울려 퍼지고, 동네 교회에서도,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설렜다. 아마, 지금 커다란 백화점이나 복합쇼핑몰 등에 설치된 장식에 비할 바 아니었겠지만, 어릴 때 기억으로는 그때 크리스마스 시즌 장식이 훨씬 영롱하고 아름다웠다.


세상은 이제 풍족의 시대가 되었다. 

물건은 넘쳐나고, 먹을 것은 선택하는 기준은 취향이 되었다. 이전보다 우리는 훨씬 더 잘 살게 되었고, 풍요로운 환경에서 지내고 있다. 그래서일까. 크리스마스의 의미가 어릴 때보다 훨씬 퇴색되었다. 이게 내가 나이를 먹어서인지, 세상 분위기가 그래서인지 알 수 없다. 그래도, 크리스마스와 산타 이야기는 여전히 흥미롭다. 영화나 이야기 속 상상의 세계지만, 현실에서도 다양한 곳에서 예상치 못한 선물 같은 일이 생기곤 한다. 아마, 산타가 다양한 방식으로 선물을 전달해 주는 비법을 깨달은 것 같다. 


특히, 2024년 대한민국의 크리스마스는 예전과 다르다.

비상계엄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아직도 온 나라를 흔들고 있고, 여전히 불안과 분노와 걱정의 감정이 가시지 않는다. 크리스마스는 종교를 떠나 세상에 사랑과 평화, 축복이 넘쳐났으면 한다. 부산이 고향인 사람이라 성인이 되고 난 후에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그야말로 동화 속 이야기다. 그래도, 하나 바라는 것이 있다면 크리스마스가 그냥 공휴일 중 하나 같이 인식되지 않았으면 한다. 개인적으로도 그렇다. 여전히, 희망과 사랑은 세상 속에 강력하게 존재한다. 예수의 가르침이 아니라도 우리는 서로 화합하고 사랑해야 한다. 여전히, 크리스마스가 주는 셀렘이 좋다. 산타의 선물도 기대된다.



아저씨의 크리스마스도 그냥 공휴일이 아니듯이,

우리 모두의 크리스마스가 빨리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