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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정열 Sep 05. 2024

리더가 알려줄 것과 들어야 할 것

의사결정 방법을 결정하는 Meta Decision

Meta Decision은 '의사결정 방법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무엇을 / 누가 / 어떻게 결정할 것인지 미리 결정하는 것>이지요.


우리는 종종 이런 대화를 나누곤 합니다. "이건 리더가 빨리 결정해줘야 해." 혹은 "이건 우리랑 좀 상의하면 좋겠는데?" 전자 경우, 리더가 신속하게 정해주는 것이 좋고, 후자 경우는 구성원들과 논의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리더가 구성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결정을 내리거나, 혹은 구성원들에게 결정을 위임할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바쁜 상황에서 전자와 후자를 구별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Meta Decision은 이럴 때 위력을 발휘합니다. 업무 특성에 따라 적절한 의사결정 방법을 미리 분류하고 알려주는 것입니다. 가령, A업무는 리더가 빨리 결정하고, B업무는 구성원 의견을 수렴하여 합의하기로 합니다. 그 방법이 적절하다고 모두 알기에 A경우를 '답정너'라고 하지 않습니다. 또한 B경우를 '의사 결정이 느리다'라고 하지 않습니다. 훌륭한 리더들은 사안별로 자신만의 의사결정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Meta Decision을 고려하지 않을 때 발생합니다. 빠르게 결정할 상황에서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하거나, 의견을 수렴해야 할 때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이럴 때 "리더가 결정을 미루고 있다" 혹은 "리더가 독단적이다"라는 이야기가 나오게 됩니다.


#알려줄것 #들어야할것


Meta Decision이 어렵다면, 이 2가지만 분별해도 좋습니다. 바로 리더가 '알려줄 것과 들어야 할 것'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최근 한 글로벌 기업의 부서장님이 워크숍을 의뢰하셨습니다. 부서의 비전과 목표, 조직문화 방향성, 조직문화 개선 방안, 목표 달성을 위한 역량 개발 계획 등을 구성원들과 함께 만들고 싶다고 하셨지요. 제품 중단 이슈로 미래가 어두워 직원들이 걱정하는 상황인데, 일단 하나 되어 현재에 집중해 보자는 취지로 의뢰하셨더군요. 그런데 현 상황에서 의뢰 내용대로 진행하는 게 좋을지 고민되었습니다. 그래서 질문드렸지요.


"부서장님께서 알려주실 것과 들으실 것을 나눠본다면 어떨까요?"


부서장님은 구성원들이 듣고 싶은 것이 많을 거라며, 특히 비전과 목표 같은 미래에 관한 내용이 그렇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미래에 대해서는 리더가 알려주고, 이를 달성하는 현재의 일하는 방식은 구성원과 함께 만들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드렸지요. 다행히 부서장님께서 흔쾌히 동의해 주셔서, 워크숍의 목표가 명확해졌습니다.


#이렇게는하지말자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리 리더는 미팅할 때 '가면 쓰고 얘기하자'라고 해요. 그만큼 솔직하고 자유롭게 얘기하자는 건데요. 결국엔 리더가 이미 결정을 내려놓은 상태라 힘이 빠져요. 이제는 가면 얘기만 나오면 짜증부터 나요." 리더가 의견을 들을 것처럼 하다가 사실은 알려주기만 하는 상황이죠.


또 다른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팀장님이 결정해서 알려주겠다고 했는데, 아직 판단을 못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럴 수 있지요. 그런데 본인이 판단하도록 충분한 근거를 제공하지 못했다며 우리 탓을 하더라고요!  참나. 현재 판단한 것만 알려줘도 진척이 될 텐데요. 답답한 상황이에요." 리더가 알려주겠다고 했으면서도, 듣고자 하는 경우입니다.


들어야 할 상황이라면, 충분히 들어야 합니다. 알려줘야 할 상황이라면, 지금 알려줘야 합니다. 이 두 가지를 잘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려운 얘기지요~ 하지만 이 부분을 헷갈릴 때 조직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분명히 있더라고요.


'알려줄 것인가? 들어야 할 것인가?' 단순하지만 강력한 이 두 질문이 리더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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