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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모 Mar 17. 2024

내가 닭강정이라면

드라마 <닭강정>

안재홍 주연이라 아무 생각 없이 봤다가 가볍게 찌르는 대사들이 많아서 한 번에 끝까지  드라마 닭강정.


홍차-

내면의 아름다움?
그건 좀 구질구질한 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말은 그냥 외면의 아름다움을 질투하는 마음 혹은  선을 강요하는
악한 사회가 만들어 낸 위선이라고-
근데 백중씨를 만나고 바뀌었어요
단순히 마음이 착하다 그게 아니에요
백중씨 마음 안에는
멋진 세계가 존재하는 거 같아요
멋진 세계에는 근사한 음악이 있죠



고백중- 어디 뭐 소풍 가는 줄 아나? 씨

유인원-

그렇지.
인생은 그냥 소풍 같은 거야
장기자랑 좀 하다가 가는 거지.
한낱 지구에 떠도는 먼지 주제에



허무맹랑한 소설이나 드라마를 좋아하지 않지만 가끔 내가 신발이라면, 내가 자동차라면,  내가 무엇이라면-이라는 상상을 해보는데 닭강정이라니.


내가 닭강정으로 변한다면 다시 사람이 될 때까지 최고급 물엿을 마르지 않게 발라주고 다른 닭강정과 섞이지 않도록 지켜줄 수 있는 존재가 있을까?


반대로 내가 소중히 여기는 존재가 닭강정이나 두부로 변한다면 지켜줄 수 있을까?


닭강정 하나로 200년 전과 먼 미래까지 이어주는 이 드라마에서 배운 인생팁은


1. 뻘쭘할 땐 크게 웃자

2. 어차피 내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 욕심부리지 말자

3. 열받으면 노란 바지를 입자

4.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머뭇거리지 말자


그리고 그 긴 시간 동안 변하지 않는 것은 씨 X이라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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