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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서희 May 08. 2024

어청도 29일 차

- 학생들이 쏙독새를 찾고, 검은뻐꾸기도 매사촌도 찍었다 하니...

어청도 29일 차

- 학생들이 쏙독새를 찾고, 검은뻐꾸기도 매사촌도 찍었다 하니...


사진 설남아빠

글 서서희


아침 일찍 나갔던 남편이

운동장에 새가 많이 들어왔다고 한다

흰날개해오라기도 많이 들어오고

백로도 들어왔는데

백로가 새를 입에 물고 있다고...

설마 백로가 새를 먹겠냐고 했는데

오후에 저수지에서 새를 물고 있는 백로를 만났다

백로는 어미가 챙겨주지 않으면

형 백로가 동생 백로를 먹는다고 하니

자연의 세계는 인간과 다르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


쓰레기장에 갔더니

어제 들어온 작은 새들이 모여 있었다

노랑눈썹멧새가 가장 많이 보이고

물레새와 흰눈썹황금새 암컷도 보이고

나무에 앉은 솔딱새와 제비딱새도 보인다

풀 무더기 속에서 흰눈썹울새도 나왔다 들어갔다 한다


배가 들어올 시간이 되어 

남편은 항구로, 나는 운동장으로 갔다

운동장에 작은 새들이 모여 있는데

꼬까참새가 유독 많이 보인다

저수지에 민댕기물떼새가 있다고 해서 갔다가

멀리 있는 민댕기물떼새 두 마리도 보고

붉은갯도요도 봤다

흰날개해오라기가 옹달샘에 오려다가

그냥 날아가 많이 아쉬웠다

물레새가 옹달샘에 왔는데

엉덩이춤을 잘 추기에 동영상을 찍었다


테크길에 들어가는데

혼자 들어온 학생이 검은뻐꾸기를 찍었다고 한다

검은등뻐꾸기는 들어봤어도 검은뻐꾸기는 처음 듣는다

귀한 새라고 하니 그걸 찍은 학생이 대단해 보였다

안으로 들어가니 솔새와 꼬까참새가 많이 보인다

한 바퀴 돌고 나오니 검은뻐꾸기를 찾아야 한다고 해서 기다리다가 

초등학생이 찾은 쏙독새도 처음으로 보고

(웬 돌덩이가 앉아 있는 줄...)

뒷부리도요와 메추라기도요도 찍고 할미새사촌도 찍고...

오늘은 그만 찍는다고 들어왔는데

저녁에 들어온 남편이 하는 말

학생들이 매사촌을 찍었다고...

많은 분들이 매사촌을 찍으려다 몇 년째 실패했는데

어청도발전소 뒤에서 바로 들어온 듯한 매사촌을

가까이에서 찍었다고 하니

한 달 살이를 하고 있는 우리는 

새를 건성으로 보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하게 되었다


남편은 그래도 테크길에서 

목욕하고 나무에 올라온 새매를 찍고

산에서 내려오다 붉은왜가리 날샷과 

칼새를 찍었다고 한다

날고 있는 제비 무리 속에

흰털발제비가 있다고 하여

팔이 아프게 찍으며 찾았는데

귀제비만 찍었다고 한다


오늘은 많은 분들이 어청도에 들어왔다

어제 왔던 제비물떼새와 쇠부리도요는 보이지 않았고

저수지 끝에 있는 민댕기물떼새만 찍을 수 있었다

내일은 검은뻐꾸기와 매사촌을 찾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마음이 바쁜 하루가 될 것 같다


옹달샘에 나타난 물레새
테크길에서 만난 흰꼬리딱새
테크길 산꼭대기에 앉은 검은등뻐꾸기
오늘 많이 들어온 꼬까참새
뒷부리도요
메추라기도요
초등학생이 찾은 쏙독새
흰눈썹황금새 암컷
할미새사촌
노랑때까치
흰눈썹울새(천수만에서 만난 흰눈썹울새는 통통했는데... 힘들었나 보다)
붉은갯도요
붉은왜가리
새매
귀제비 날샷
칼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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