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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서희 Jul 13. 2024

두물머리 연꽃밭에서

- 백련 위에서 우는 개개비, 홍련 위에서 우는 개개비

두물머리 연꽃밭에서

- 백련 위에서 우는 개개비, 홍련 위에서 우는 개개비


사진 설남아빠

글 서서희


두물머리 연밭에 개개비가 운다는 소식을 듣고

두물머리로 나갔다

아침 일찍은 선선한 바람도 불고

그늘에 있으니 서늘한 기운도 느껴졌는데

조금 지나니 후덥지근한 느낌만 있었다


주말 두물머리에는 

연꽃을 찍는 사람들

산책 나온 사람들

가족끼리 나들이 나온 사람들

자전거를 타고서 두물머리에 온 사람들 

굉장히 많은 인파가 몰렸다


처음에는 백련 위에서 

짝을 찾느라 우는 개개비를 찍었는데

백련 쪽에는 연꽃이 아닌

연밥 위에만 올라가 울어

별로 멋이 없었다


한 바퀴를 돌며 보니

홍련 쪽에 사진 찍는 사람들이 모여 있어

그리로 갔다 

그곳 개개비는

연꽃 밑에서 연 줄기를 잡고 있기도 하고

연밥 위에도 앉고

꽃봉오리 위에도 앉았다

가장 압권은 연꽃 속에 들어가 

심청이 버전으로 울고 있는 개개비였다


개개비들이 많기는 한 것 같은데

짝을 찾는 개개비보다는

육추를 하는 개개비가 많은 듯하다

먹이를 물고 연꽃 사이 어딘가로

들어가는 개개비를 많이 보았다

어딘가에 있는 새끼를 위해

열심히 먹이를 나르고 있는 듯했다


자전거로만 가던 두물머리를 

오랜만에 차로 갔더니

평소와는 다르게

연꽃을 보러 나온 행락객들로 북적북적한 

색다른 느낌이었다


연밥 위에서 우는 개개비
홍련 밑에서
꽃봉오리 위에 앉은 개개비
연이 아닌 풀을 잡고...
심청이 버전 개개비
깔끔한 자세로
개개비 날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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