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작 #4
사업 목표와 끝내기 원칙도 모두 세웠고, 이제는 일을 시작할 때였다.
회사 울타리 밖으로 나오니 벌거숭이가 된 느낌이었지만, 살아남으려면 무엇이든 해야 했다.
그중 내가 제일 잘 알고 잘할 수 있는 건 어디서 교육이 필요한 지, 그리고 어떤 교육을 하면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교육과 사업 운영에 대한 원칙을 세웠지만 어떤 방식으로 교육할 지에 대한 세세한 것들은 정하지 않았다. 어차피 이것들은 교육을 운영하게 될 때 고객이 될 기업과 학생에 모두 맞춰 운영할 생각이었다.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었다.
아무리 좋은 교육과 경험을 준다 한들 돈을 못 벌면 꽝이니까.
원칙을 세웠던 것처럼 학습자에게 돈을 받지 않을 생각이었고, 기업에서 비용을 지불하도록 할 생각이었다.
1. 그럼 기업이 우리 제품을 반드시 사야만 하는 이유가 있어야 했고
2. 기업이 채용에 있어 겪는 문제를 파악해야 했고
3. 우리가 잘 해결할 수 있어야 했다.
이 세 가지 관점에서 우선 채용 시장에서 기업들이 겪는 문제를 찾았다.
여러 시장 상황과 지금까지 일하며 얻어 온 경험에서 기업이 겪는 문제 하나를 찾을 수 있었다.
바로 기업의 구인난이다.
기업의 구인난이라고 하면 기업에서는 사람 구하는 게 쉬운 게 아니냐며 반문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구인이 어려운 회사들이 많았다. 나는 그중 전통기업, 제조업 기반의 대기업에 집중했다.
왜냐하면 소위 굴뚝기업이라고 불리는 전통기업, 제조업, 그리고 보험업을 하는 기업들은 빠르게 바뀌어가는 시장상황에 변화가 필요했고, 그중 가장 필요한 것은 디지털 전환이었다.
물론 디지털 전환을 이미 진행하고 있고 이에 IT기술을 접목한 형태의 제품도 가지고 있지만 채용에서 중요한 건 구직자들의 인식이었다.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대게 구직을 위해 학습하는 신입사원들은 높은 꿈을 가지고 공부한다. 누구나 들으면 알 법한 대기업 혹은 유니콘 기업들 말이다. 하지만 모두가 원하는 기업에 갈 수 없고, 조금씩 하향해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하곤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생각보다 괜찮은 선택지인 기업들을 고려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은 가지고 있는 선입견 때문이다.
가령 '이 회사에서는 개발직군을 뽑지 않을 거야' 혹은 '개발 문화나 내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 환경일 거야' 등이었다. 이런 인식이 대다수이다 보니 생각보다 지원률은 저조하고 기업 입장에서는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난 기업의 이 문제를 우리가 멋지게 해결해 준다면 든든한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