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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기건 Jan 19. 2023

"~같은 애들이 나중에 장난 아냐."

시간이 지나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더라구요.

점심시간에 돼지국밥을 주문해 먹었다. 국밥을 한참 맛있게 먹고 있는데 맞은편에 앉아서 식사를 하던 직장 동료가 이런 질문을 했다. "혹시 국밥 먹다가 국밥 국물에 깍두기 국물 부은 사람 있으셨나요?"


무슨 말이지 싶었는데 내용인즉슨 이전에 근무했던 회사에서 자신의 취향을 아무렇지도 않게 강요하던 안하무인이 있는지 묻는 질문이었다. '그런 사람은 없었다'라고 웃으며 답변하며 이야기는 시답지 않게 마무리 지어졌다.


근데 왜일까? 이 얘기와는 직접적인 상관은 없지만, 오후에 근무를 하다 갑자기 예전에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사회초년생일 때였나 아니면 군대에 있던 시절이었나, 언제인지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어떤 선임자가 나에게 이런 말을 했었다. "~ 같은 애들이 나중에 짬차면 장난 아니야~.". 


아마도 사람과의 관계를 불편해하고 낯을 많이 가리기 때문에, 더군다나 사회초년생의 입장에서 조심스럽게 행동하던 나의 모습을 그 사람은 착한척하며 본성을 숨기고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나중에 관리자의 입장에 올라선다면, 내가 지시를 내리는 위치에 올라간다면 숨겨왔던 꼰대력(?)을 발휘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로부터 시간이 꽤 지났지만 나는 여전히 사람들이 불편하고 낯을 가린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사람들을 조심해서 대하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은 공감하려 해 본다. 그리고 여전히 나는 딱히 착한 사람도 아니다. 오히려 나는 궁금하다. 그 말을 했던 그 사람의 현재 모습은 어떤지. 여전히 남의 인격을 자신에게 투영해서 결론짓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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