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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소 Jun 13. 2024

편지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이건 일기와는 다른 편지입니다

잘 지내고 계신가요?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언제나 이리 말할걸, 저리 말할걸 하며 안타까워하는 게 결국 마음의 불완전함인 것 같습니다

저는 ..어떻게 지낸다고 표현을 할 수가 없네요

그저 악기만 계속 다루며 지내고 있답니다

사실 저는 가벼운 말만 뱉는 하루가 점점 질리고 있습니다. 몇 주 전부터 대화라는 걸 제대로 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물론 말을 아예 하지 않고 지내는 건 아닙니다만

제가 나누고 싶은 얘기는 조금 더 욕심 있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시시콜콜한 얘기더라도 너는 어떠니 나는 어떠니

당신에게는 쓸데없는 아주 작은 사실이라도 저는 듣고 싶은 하루하루입니다.

그게 설령 오늘 가지고 온 머리끈이 끊어졌더라, 스무디를 먹었는데 얼음이 덜 갈려서 그걸 생으로 그냥 씹어먹었더라 하는 식의 얘기더라도요.

아무래도 저는 영혼이 고픈 것 같습니다

당신의 자아가 궁금한 것 같습니다

솔직히 당신의 오프 더 레코드를 보고 싶습니다

저에게 그런 영광을 주시지 않겠습니까?

웃으며 답신을 기다리겠습니다

그게 영원일지라도요.


추신.

:이 편지를 받으실 모두에게 행복과 행운이 깃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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