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문
6월 초부터 1달 조금 넘는 시간 동안 한국에 머물렀다.
한국에 한 번씩 갈 때마다 흥미로운 지점이 늘 달라지는데, 이번 방문에서는 전에 별거 없이 느껴지던, ‘카페에 앉아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관찰해보는 재미가 있었다.
처음 며칠 드는 생각은 “나도 저렇게 열심히 공부하던 때가 있었는데, 저 열정이 부럽구나”.
그러다가 그 이후에는 “뭘 저렇게 열심히 하는 걸까?” 그들이 보고 있는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고 싶을 정도의 궁금증이 일었다.
무언가 ‘원하는 것' 이 있을 때 ‘열심히 하는 것’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은 일찍이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 가는 책임감을 깨달았나 보다.
또 어떤 하루에는, 친구와 배를 타고 들어가는 작은 섬- ‘신도’에 놀러 갔다.
그곳에도 ‘젊은이’들이 있었다. 그곳에서도 그 젊은이들은 분위기에 걸맞은 옷을 ‘제대로’ 차려 입고 삼륜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대여해서, 아름다운 섬 풍경을 즐기며 그야말로 ‘샤랄라 ‘하게 놀고 있었다. ‘ 제대로 즐길 줄 아는구나’. 그 모습이 몹시 대단해 보였다.
요새 종종 머릿속에 떠다니는 생각은 ‘나에게 좋은 롤모델이 있었다면,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은 아녔을까?’이다. 답은 모르겠지만, 나의 긴 유학/이민생활에서 좋은 롤모델이나 앞서 유학생활을 멋지게 해낸 선행자가 주변에 한 명도 없었기에, 작은 선택 하나 할 때도 스스로 맞는 길을 -그야말로 -‘감으로 때려 맞춰서’ 가야 하는 난감한 때가 많았다. 그만큼 시행착오나 실수가 있었고, 때로는 그 잘못된 선택을 스스로 책임져야 하느라 어처구니없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게도 하도, 그런 돌아가는 시간이 나의 삶을 힘들게 하기도 하고,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정신적 고통이나 얼굴 찌푸림을 선사했을 수도 있겠다. 서투름만 가득한 시간에는 삶을 살아가는 행동이나 몸가짐에 전혀 여유로움이 끼어들 자리는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박사과정 할 때 꽤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있었는데, 내가 무언가로 힘들어할 때, 그 친구가 “I have your back”이라는 말을 해준 적이 있다. 이 말은 직역하면 ‘내가 너를 보호할 준비가 되어있다’, 의역해보자면, “내가 네 뒤에 있어” 정도가 될 수 있겠다. 그런 말들이 별거 아닌데도 갈피를 못 잡던 순간에는 꽤 큰 힘이 되어준다.
이 시대를 잘 사는 사람은, 맡은 일에 전문가가 되기 위해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하고, 숨은 관광지들을 찾아 열심히 즐길 줄도 알아야 하고, 체력을 위해 운동에 시간도 분배해야 하는, 삶의 다양한 영역의 프로들인 것을 보았다. 주변에 좋은 사람도 많이 필요하다. 내가 가고 싶은 길을 성공적으로 가고 있는 롤모델을 찾고, 또 나에게 ‘넌 잘하고 있어’’”I have your back”을 말해줄 인생의 조력자도 중요하겠다.
즐거운 한국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