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후 발걸음
일요일 오후, 낯설지만 어딘가 익숙한 동네에
다녀왔어요. 십여 년 전 자주 찾던 곳이었죠.
오래 잊고 지낸 골목에 다시 서니,
묘하게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취준생으로 시간을 보내던 때였어요.
운동하던 곳에서 친한 친구를 만들었죠.
돈은 없었지만 시간만큼은 넉넉했기에
자주 만날 수 있었어요.
한여름밤 누런 가로등 불빛을 맞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몰아치는 장맛비를 우산 하나로 버티며 골목길을 누볐죠.
그러다 친구가 떠난 뒤,
이 동네는 지도 속에 지워진 공간이 되어버렸어요.
피로에 절어 하루 종일 뒹굴뒹굴 거리던 지난 주말,
문득 동네 새로운 카페를 찾고 싶어졌어요.
포털앱에서 사진을 뒤적이고 메뉴도 살피다가
정성스런 소개글이 눈에 띄는 한 카페를 발견했죠.
지도를 켜고 핸드폰을 따라 걸었어요.
가면 갈수록 '어?! 익숙한데? 이 근처에 카페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찾아간 카페는
그 친구 집 맞은편이었어요. 신기했어요. 여길 다시 온 게,
그 맞은편에 예쁜 카페가 있다는 게,
이곳에 몇 시간이나 머무는 순간이
다시 온다는 게 신기했어요.
살다 보면 이런 일이 한 번씩 찾아오는 것 같아요.
아무런 예고 없이 마음 한 곳을 툭 치고 들어오는 순간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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