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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변의 잡설 Oct 30. 2023

전청조의 사기행각

전청조라는 사람이 벌인 기괴한 사기행각이 연일 화제입니다. 


전 씨의 행각을 보면 여타 사기범들에 비해 담력이 조금 더 클 뿐 사기수법은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 조악해 보입니다. 재벌의 혼외자이며 50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시그니엘 거주자라는 설정은 너무나 진부합니다. 성전환 수술을 한 뒤에도 아이를 임신할 수 있다고 했다는 데, 피해자 본인이 (남성으로) 성전환한 사람의 아이를 가졌다고 믿었다는 점도 놀랍습니다.


전 씨의 경우, 유명인을 업고 사기를 치려던 것이 패인인 듯 합니다. 남현희라는 유명인과 함께 심지어 유력 여성지에까지 등장하는 만용을 부렸다가 삽시간에 본색이 탄로나고 만 것입니다. 


사실 전 씨가 그동안 벌여온 행각을 보면, 최소한 욕망에 눈 먼 이들의 마음을 훔칠 정도의 실력은 충분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전청조 씨가 유명인과 함께 유력 월간지 같은 양지로 나오지 않고, 적당히 유튜브 같은 곳에서 조회수를 올리면서 유명세를 쌓은 다음, 그와 연계하여 강의하거나 책을 내면서 매출을 올리고 투자도 유치하는 방식을 취했다면 어느 정도 목표를 이룰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미 그렇게 해서 충분히 부를 쌓고 팬덤을 구축한 이들이 많습니다. 


왜 전 씨와 같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등장할까요. 고소를 해봐야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심지어 가석방으로 조기출소도 가능하다는 점, 민사소송을 해봐야 돌려받을 확률이 극히 저조하다는 점 등도 문제입니다만,


무엇보다도 이런 사기꾼을 찾는 수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묻지마 지지를 보낼 수 있는 잠재적 지지층들이 있습니다. 파이어족, 영앤리치, 파인다이닝과 호캉스, 해외여행을 일상적으로 즐기는 삶에 대한 동경, 혹은 투자실패를 급하게 만회하려는 조급함, 가난으로부터 하루빨리 벗어나고자 하는 절박함 등을 자양분 삼아 허세와 거짓으로 가득한 사기꾼이 끊임없이 배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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