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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고다히 Dec 13. 2021

2개월 계약기간에서 무한정 계약기간이 되기까지

잘만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백수가 된 지 한 달째.

아무도 내가 백수라서 뭐라 하는 사람이 없었지만 스스로 작아지고 있던 때였다.



"나 이력서 냈어, 면접 보러 오래."

"그래? 그럼 파이팅"



아무도 뭐라 하진 않았지만 내가 지금 이만큼 직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보여줘야 했고

하루에도 밤낮 가리지 않고 쉼 없이 구직사이트를 드나들며 이력서를 조금씩 수정해 제출하곤 했다.



그러던 와중 한 곳에서 연락이 왔고 그곳은 내가 연락이 오지 않기를 바라던 곳 중에 하나였다.

근무기간이 단지 2개월,

기간이 마음에 썩 내키지 않았다.




최종 면접에서 합격 후 근무를 하며 

기왕 이렇게 된 거 내가 열심히 일하면 근무기간이 달라지지 않을까? 마음속으로 되뇌며 

모르겠는데요 라는 말은 고이 접어둔 채 예쓰 걸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8월 말에 시작하여 10월 말에 1번의 계약 연장을 거치고 계약 완료 시점인 12월 말일을 향해 가고 있었다.

내년에는 뭐 먹고사나.... 이런 마음이 줄곧 들기 시작할 때면 속에선 고구마 열개를 물 없이 먹은 듯 답답함에 가슴을 탁탁 때려가며 쓸어 넘겨가고 있었다.




어김없이 월요일은 회의가 있으셨고 나는 자리에 앉은 채 회의시간 동안 울려대는 전화를 받아가며 메모를 남겨놓고 있었다.

약간의 졸음도 몰아닥쳐 커피를 2잔 연속해서 마셔가며 슬그머니 연예기사를 보고 있는 내게 툭 치며 말을 걸어왔다.




"다히, 내년에 일정 잡힌 거 있어?"

누구보다 빠르게 기사를 끄고 엑셀 파일 하나를 불러오기 한채 "아뇨 아직까지 딱히 없는데요?"

"아니 우리가 사람 뽑으려고 공고 올렸는데 사람이 안 뽑히기도 하고 마음에 안 들기도 하고 그래서 다히가 해줬으면 해서"

속으론 내심 기뻤지만 티 내지 않으며 차분하게 "뭐 저는 상관없어요."

"그럼 우리 앞으로 일 계속하는 거다?, 어서 일 봐"라고 말씀하신 답에   "네"라고 대답했다.




직장생활을 하며 얼마 전까지 기말고사를 준비했고 그걸  겨우 끝마치고 내게 주어진 잠깐의 휴식시간에 

들려온 달콤한 제안에 녹아내릴뻔했다.




"그렇다면 계약기간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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