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는 오전 일과를 보내고
반가운 점심시간이 찾아오면
실내 불을 모두 끄고
가만히 나는 앉아있다
실내 가득했던 분주한 소리들이 멈추고
조용한 음악만이 흐르는 가운데
밝았던 실내가 숨이 막히도록
옅은 회색빛으로 평온해진다.
적막을 뚫고 들어온
가느다란 정오의 햇살 한 줄기를 따라
이따금 창가에 머물러 서서
분주히 움직이는 피사체들을 바라본다.
슬며시 다가온 11월의 오후
온도가 조금은 낮아진 듯한 실내공기에
폭신한 무릎 담요도 덮어보다가
가만히 회색 빛과 회색 소리를 쳐다보다가
오늘도 어제처럼 평온한 오후일 거야,
집으로 가는 길에 마트를 들러야지 하는
시덥잖은 생각들을 하며
따뜻한 담요 결에 얼굴을 드리워본다.
조금만 있으면 동료들이 올 텐데,
가만히 가만히
조금만 더 머무르고 싶다.
평온한 나만의 회색 시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