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윤범b Apr 18. 2024

'동조자'


"난 매료됐으면서도 혐오감을..."

"그게 바로 미국을 사랑한다는 뜻이야."



베트남인인지 미국인인지 알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그가 정말 프랑스인의 피를 물려받았는지도 알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러나 호아 수안데라는 이름의 배우는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이라고 한다.

비엣 타인 응우옌의 소설 '동조자'가 드라마로 재해석되었다. 한국인 감독에 의해 연출된 미국 드라마였다. 그 1화는 북베트남 고정 간첩이 남베트남에서 활약하는 상을 그렸다. 

"난 매료됐으면서도 혐오감을..."

대위의 입에서 힘없이 흘러 나오는 말은 그렇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될 때 한편으로는 증오를 품는다. 스파이는 심리적으로 훈련받는다. 어릴 때는 총을 숨기고 다니며 멋지게 격투하는 모습을 그리고는 했는데 점점 쓸모없는 것이 됐다. 러시아 남자들처럼 여전히 주먹으로 해결하려는 기질을 버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래서 또 낭만적인 모습들이 남았지만 세상은 많이 변했다. 말한마디에 흔들리고 몇 가지의 행위에 의해 교란당한다. 내 주위에 누군가 그런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면 그는 훈련된 자라 봐야 한다. 자의와 타의가 뒤섞인 몸 결정체쯤 된다고 할까.

"그게 바로 미국을 사랑한다는 뜻이야."

언어를 만지고 다듬거나 하다 보면 인간 심리 구조를 파헤치게 된다. 또는 뜻하지 않게 어떠한 결과물을 내놓기에 이른다. 첩자의 심리는 언제나 그랬다는 것을. 국가를 위해 몸을 바치지만 나는 오직 한 나라를 위해서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세상은 곧 반으로 나뉘어 싸우게 될 것이다.

그 모든 자신이 만든 세상의 모습이 그런 것이라면 어떤 누구도 그 책임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다는걸. 지금의 나는 '브레이브 하트' 같은 영화를 보지 않는다. 정의를 위해 자유 갈망의 의지로 이 세계를 바라보지 않음을. 단 1화에 그친 것이지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활약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지금 나는 그 두 친구의 대화에 대해 논한다. 베트남은 20년의 전쟁을 통해 완전히 붉어진다.

그러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왜 뛰어난 연기자인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된다. 그 미미했던 파동이 계속 전달되는 느낌을 받게 된 것이었다. 아직 그가 소화해낸 몇 개의 캐릭터가 더 남아 기다린다는 게 흥미로운 일이다. 물론 감독은 그를 기용함으로써 투자를 받게 되는 등의 효과가 있다는 말을 유머스럽게도 했다.

인간은 말로 병을 얻고 인간 행동에 의해 죽임당한다. 이 드라마에서도 배우들이 소화해내는 대사량이 많은 편인데 앞으로 치열한 심리전이 벌어질 것 같다. 아직 여섯 개의 에피소드가 더 남았으니. 

이야기가 이어진다는 의미에서 드라마는 흥미진진한 것이었다. 오히려 영화보다 더 좋은 각본이 있어야 한다 생각도 든다. 책 읽기 좋아한다는 그 감독의 꿈이 드라마를 통해 실현되는 느낌이었는데, 그런데 잘 모른다. 그가 소설을 쓰고 싶어 하는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나는 자극을 받고 몇 문장을 뜯어 고치기에 이르렀고. 지금 시대에는 그런 스파이들이 있지 않은가. 영화를 좋아하면서도 소설을 쓰는 나 같은 인간이 말이다. 

'난 진정 영화를 사랑했지만...'

한쪽 구석에서는 어떻게 무너뜨릴까 궁리하는 것이 내 실체의 진실일까. 그러나 나는 미국에 어떠한 감정도 없다는 것을. 내가 프랑스를 스승의 국가처럼 여기는 것과는 전혀 다른 감정 또한 존재하기에. 

난 이 나라가 싫고 또한 애국자이기를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가진다. 그런 이중적인 심리는 오직 나를 위한 것이었다. 살아남기 위해서, 아니면 더 큰일을 해내 꿈을 이루기 위해서. 사람들이 나를 보지 않으면 나는 존재할 수 없기에 적절한 외교 관계도 이루어져야 함을. 

동맹과 변방의 골 사이에서 나는 더 큰 나라가 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동조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만약 그게 그들이 제안하는 선택지라면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2024041-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