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ocsa Oct 04. 2023

아직 제목을 정하지 못했습니다.

나의 지난 한 달

지난 한 달은 꽤나 정신없이 지나갔다. 16년 다닌 회사에 퇴직을 신청했고, 2주 정도 정리 기간을 가졌다. 그리고 일주일 정도 휴식 기간을 갖으며 아내와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보낸 후 새로운 직장에 입사를 했다. 새로운 직장과 집과의 거리가 상당하여, 출퇴근이 어려워서 사내 기숙사에 입주를 했고, 약 2주 정도 적응기간을 가졌다. 그리고 지난주 추석연휴를 맞이해 6일 동안 꿈같은 휴식시간을 또 한 번 가졌다.


약 한 달 동안의 경험을 나열하듯 적어보는데, 한 문장 한 문장 마칠 때마다 연결되는 다른 이야기가 자꾸 끼어들어 썼다 지우길 여러번 했다. 2주 동안의 정리 기간 하루도 쉼 없이 이어졌던 송별회에서의 이야기들, 신혼여행 이후 일주일 동안 24시간 아내와 붙어지내며 즐거움과 불편함이 공존했던 시간들, 새로운 직장에서 만난 새로운 사람과 장소에 대한 이야기들이 아직도 머릿속에 정리되지 않은 채 맴돌고 있다. 이 모든 이야기와 순간들이 그저 추억으로 뭉쳐 저 잊혀버릴 것 같아서, 하나하나 정리해서 언제라도 꺼내볼 수 있도록 글로 남겨두고 싶은데, 한동안 글이 써지질 않아서 서 마음이 조급했다.


16년 전 20대의 나는 완벽한 ENFJ였다. 모든 항목이 80% 이상이었던 걸로 기억된다. 하지만, 16년의 회사생활, 13년의 결혼생활, 그리고 11년의 한 아이의 아빠로서 살면서, 내 MBTI는 ISTP로 바뀌었다. 어쩌면 그냥 나이 들어서일지도 모르겠지만 현재는 ISTP인 나에게 최근 한 달간 벌어진 크고 작은 일들은 꽤 버거운 상황의 연속이었다. 이직 후 가족이 함께 걸어가야 할 방향을 이야기하고 수정해야했고, 기업의 문화 차이는 상당했으며, 업무 특성도 생각이상으로 큰 변화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과 만나야 했고, 다양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공감해야 했다. 또 새로움에 적응하기 위해서, 순간적이고 직관적인 판단을 해야 하는 상황이 잦았고, 새로운 루틴을 만들기 위해 철저한 계획과 실행력이 필요했다. 아무래도 ENFJ의 특징이 좀 더 필요한 시기였다. 다행히 순수 ISTP가 아닌 나에겐 잠재워진 본능처럼 ENFJ의 성향이 남아있었는지, 그럭저럭 잘 대응하고 있지만, 아직은 위태롭다.


이런 상황을 잘 버텨내보고 싶어서, 글을 계속 써보고 싶다. 아마도 브런치에 글을 남길 때 마다 항상 적고 있는 문장인듯 하다. 누군가는 내 이야기를 적어보라 하는데, 너무 신변잡기적인 이야기일 듯해서, 누가 읽어주기나 할까 하는 걱정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어떤 이야기를 써야 할지 도통 떠오르지 않아서, 오늘은 무작정 글을 적었다. 이 글을 읽은 분들에겐 혼란 그 자체였겠지만, 그래서 미안한 마음이지만, 다행히도, 글을 쓰면서 남기고 싶은 몇 가지 떠올랐다. 언제 쓸지 모르겠지만, 우선 오늘 짧은 글은 여기서 끝이다. 갑자기?


1. 내가 ENFJ에서 ISTP로 변한 이유

2. 이전 직장과 현 직장의 기업 문화의 차이

3. 16년 직장생활을 마감하며 나눈 이야기

4. 40대 경력입사자를 바라보는 조직과 사람

5. 주말부부의 삶과 나의 취미


작가의 이전글 퇴직 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