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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trl Magazine Apr 08. 2022

하이브도 피하지 못한 '학폭논란', 왜 계속 나오는걸까

사진=학폭의혹에 휘말린 르 세라핌의 김가람


하이브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하이브 산하 레이블 쏘스뮤직의 신인 걸그룹 르 세라핌(LE SSERAFIM) 멤버 김가람이 학폭논란에 휘말렸는데요. 지난 5일 네이트판에는 김가람의 중학생 동창이라는 인물이 "김가람은 중학교 시절 폭언과 사이버불링을 일삼던 학교폭력 가해자였다"라는 글을 남겨 논란이 됐습니다. 더욱이 김가람이 욕설을 한 메신저나 음담패설 등이 담긴 사진들이 함께 공개되면서 해당 논란은 급속도로 확산됐죠. 

이에 하이브와 쏘스뮤직 측은 이튿날 입장문을 내고 ▲최근 제기된 의혹들은 해당 멤버가 중학교 입학 초반 친구들과 사귀면서 발생한 문제들을 교묘하게 편집해 악의적으로 음해한 사안이며 ▲오히려 해당 멤버는 사이버불링의 피해자였고 ▲타소속사 연습생 출신이라거나 내부 문건이 유출됐다는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더불어 법적 대응을 이미 시작했다고도 덧붙였고요.

이 글은 김가람을 옹호하는 것도, 비난하고자 하는 것도 아닙니다. 해당 건의 진실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알려질테니까요. 여기서 궁금한건 '왜 이렇게 매번 학폭 논란이 터져나오는가?'입니다. 다들 알다시피 2021년은 연예계와 스포츠계에서 학교 폭력 폭로가 줄줄이 터져나왔던 해입니다. 당시 이 '학투'에 연루된 아이돌만해도 스트레이키즈 현진, (여자)아이들 서수진, ITZY 리아, TO1 웅기, 아이콘 송윤형, 이달의소녀 츄·현진, 현아, 더보이즈 선우, 에버글로우 아샤, 에이프릴 이나은, 몬스타엑스 기현, 세븐틴 민규, 에이핑크 박초롱 등 그 수가 엄청납니다. 그런데, 아이돌 중에서 학폭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과를 한 사람은 스트레이키즈의 현진이 유일합니다. (여자)아이들의 서수진과 ITZY의 리아는 심증적으로는 의심이 가지만 표면적으로는 여전히 진위가 불분명한 상태이고 에이프릴의 이나은은 학교가 아닌 그룹내 불화였죠. 그외의 아이돌들은 모두 허위 폭로였거나 개인간의 다툼 등으로 인한 오해에서 비롯된 일들이었습니다. 

참 이상하지 않나요? 소속사가 바보도 아니고 이 난리를 겪었는데 데뷔 멤버의 학교 생활을 철저하게 검증하지 않을리가 없고, 또 허위 폭로라는게 밝혀지면 폭로자는 그에 상응하는 법적 대가를 치를 수도 있는데도 폭로가 끊이질 않는 것이?

그 이유에 대해 궁금해 하던 와중에 마침 허위 학폭논란에 시달렸던 아이돌의 소속사 관계자에게 조금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들이 허위 학폭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이 응원하는 아이돌의 라이벌이거나, 혹은 썩 달갑지 않은 퍼포먼스로 인한 것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합니다. 실제로 법적인 조치를 통해 허위 폭로자를 잡아 조사해보면 남자 아이돌을 허위폭로한 사건은 라이벌 구도에 있는 아이돌 팬이 경우가 많았고, 여자 아이돌을 허위 폭로한 사건은 자신이 응원하는 그룹의 멤버와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했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합니다.  

그럼 아직 데뷔도 하기 전인 멤버들이 학폭 논란에 시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런 사건은 대부분 실제로 폭로자와 인연은 있지만 좋지 않은 관계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즉, 학창시절 사이가 좋지 않았거나 다툼 등으로 쌓인 악감정, 혹은 열등감을 허위 루머와 폭로로 해소하는 것이죠. 드물게 그냥 인성에 혹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 막무가내로 허위루머를 양산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결국 이 모든걸 한마디로 정리하며 '꼴보기 싫으니 엿먹어봐라'인 것이죠. (※거듭 말하지만 김가람의 경우가 그렇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허위 폭로자를 잡고보니 이유가 그랬다는 것이죠)

사진=달샤벳은 허위루머로 인해 큰 고통을 받은 대표적 사례입니다.


뭔가 황당한 것같지만, 초·중학교의 어린 친구들은 이런 허위 소문을 곧이 곧대로 믿어버리는 경우가 있다보니 그 효과는 가히 파멸적입니다. 대표적으로 과거 달샤벳의 멤버 세리가 연말 시상식에서 B1A4의 멤버 바로와 스킨십이 들어간 퍼포먼스를 했다는 이유때문에 B1A4 팬들의 허위루머에 시달려야했고, 급기야 다른 팬덤에게까지 조리돌림을 당하여 활동 내내 큰 고통과 피해를 받아야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학폭 논란이 있었던 아이돌들 대부분이 그것이 허위로 밝혀졌음에도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로 받고 있으며, 조롱과 비난을 받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법적인 조치를 강하게 하면 허위 폭로가 줄지 않겠나?'라고 하는 분도 있겠지만, 요즘은 많은 SNS 플랫폼이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으며, IP의 우회 방법도 많다 보니 '나는 걸리지 않는다', '설마 걸리겠어'라는 생각으로 허위 폭로나 루머를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실제로 당장 유튜브만 봐도 '탈덕수용소'나 '루미나크'와 같은 채널은 대놓고 허위 루머나 악의적인 비방, 심각한 어그로성 썸네일 등으로 해당 아이돌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지만, 지금 현재까지도 버젓이 채널을 운영하고 또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들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결국 해결책은 팬덤들이 스스로 나서서 보다 건전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아이돌 역시 사람인 이상 아무리 허위이고 루머라고 하더라도 상처를 받기 마련입니다. 방탄소년단의 멤버 RM도 "찰나의 생각으로 5초만에 쓴 '너 싫어'라는 글 한 줄에 나는 5시간, 5일동안 생각하고 고민한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깎아내리는 흑색선전이 이어진다면 그 끝은 결국 모두에게 상처와 실망만 남길 뿐입니다. 심지어 허위 폭로가 범람하다보니 이제는 오히려 진실을 말해도 사람들이 믿지 않는 부작용까지 생겼습니다. 분명하지 않은 루머에 부화뇌동하지 않고 혹여 감정이 앞서는 어린 친구들이 있다면 자제시키고 이끌어주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더불어 위의 '법적조치'에 대해 법적조치를 진행해본 경험자의 말을 덧붙이자면, 정말 자신의 흔적을 완벽히 지울 해커급의 능력이 있지 않는한 아마추어들은 무슨 수를 써도 시간이 걸릴뿐 언젠가는 다 붙잡힌다고 합니다. 그러니 자기자신을 위해서라도 이런 허위 폭로나 루머, 비난은 자제해야 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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