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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isy Dasom Lim Oct 09. 2021

'도대체 마케팅이뭐예요?'

마케팅, 배우니 조금 더 보인다!

'마케터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세요?'

'영업 잘하고 있는데, 왜 마케팅을 하고 싶어 하세요?'


내가 최근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다.

여러 방법으로 대답해보았지만, 항상 '마케터와 마케팅의 정의에 대하여는 만족시키지 못한 느낌이었다.'

질문자 모두가 마케팅과 마케터에 대하여 생각하는 바가 달랐다.

Market은 멈춰있지 않고 고객에 대한 이해와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현재 진행형 (-ing)으로 계속 변화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러니 그들이 느끼는 마케팅(marketing) 역시 모두 달랐을 수 있다.


'마케팅은 관계다.'
고객과의 관계를 구축하고, 그들과의 신뢰를 통해 지속 가능한 경영구조를 만드는 것
비즈니스, 즉 거래(계약)가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Value Network System 설계)
즉, 마케터는 고객 관계 구축을 위한 다양한 도구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이들을 말한다.

- 마케팅에 대한 오해와 진실, 마케팅 배워야 산다, 이직스쿨 -


가치(Value) 전달과 신뢰관계 형성의 성공사례 : 나의 마케터, 나의 락포트

마케터는 고객과의 관계를 위해 가치를 만들고 전달하고 어떻게 판매하고 지속 거래할지 고민하여 변화시킨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끊임없는 가치 전쟁 속에서 나와 '가치'를 공유한 제품이나 브랜드가 있던가?

'Our philosophy is simple: Walkability, ROCKPORT (락포트)'가 있다.

첫 출근을 앞두고 사회생활 선배로서 이모가 조카에게 처음 사준 편안함이 락포트였다.

투박하고 못생겼지만 편안한 착용감과 기동성을 제공해줬고, 그게 많이 걸어야 하는 나에게는 딱이었다.

가끔 더 저렴하거나 더 예쁜 신발이 가지고 싶기도 하여 다른 브랜드들을 열심히 탐내 보기도 하였는데,

그럴 때마다 락포트는 필요하다고 느끼기도 전에 일정 기간이 지나면 나에게 꼭 맞는 제품들을 알려주었다.

예를 들면, 나의 발 사이즈와 발 모양을 기록하여 어떤 매장에 가도 나에게 맞는 사이즈와 쉐잎의 구두를 추천해주었고, 양쪽 발볼 사이즈가 다른 나에게 만약 구매한 사이즈가 꼭 맞지 않는 경우에는 일정기간 보관하여 사이즈를 맞춰주는 서비스도 제공해주었다.

지속적으로 족부 전문의들과 협업하여 전문성도 잃지 않았다.

그러니 구두 신고 축구하냐는 소리를 듣는 나에게 락포트는 편안함이자 나를 위한 신발장 같은 존재였다.

즉, 락포트는 나와 신뢰 관계를 구축하였다. 가끔 불편한 신발을 사도 그러려니 한다.

마케팅에 성공한 것이다. 가치를 전달하면서도 고객 입장에서 전략을 설계하고 이탈하려고 할 때마다 나를 계속 당겨주었다.

그리고 이제 나는 구두가 헤지면 알아서 락포트에 가서 구두를 구매한다. 더 나아가 후배들에게 추천하기도 한다. 나는 락포트의 Walkability를 구매했다.


나의 고객은 누구일까?

영업을 시작할 때 처음부터 목표로 삼은 슬로건은 '고객에게 신뢰받는 담당자'였다.

그리고 그 '신뢰관계'에 대하여 나는 단단히 착각하고 있었다.

나에게는 나를 신뢰하는 고객도 있고, 나의 제품을 신뢰하는 고객도 있다.

차이점은 하나다. 나를 신뢰하는 고객은 내가 다른 제품을 담당하여도 나와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나를 신뢰하기 때문에 전적으로 내 제품을 선택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그들은 나의 고객일까 소비자일까? 아니면 둘 다 아닐까?

후자는 나를 만나주지 않아도, 나의 제품이 가지는 가치를 인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가지 않아도 꾸준히 쓴다. 심지어 부탁도 안 했는데 다른 데 가서 추천도 한다.

대부분의 영업사원은 전자만 만난다. 만나기 편하고 나에게 친절하고 많은 이야기를 해주니까.

하지만 후자가 나의 제품을 훨씬 더 많이 소비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럼에도 대부분 고객의 grade는 전자가 높다.

예전 선배들은 나에게 그런 얘기를 하셨다. "제품이 브랜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네 스스로가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고." 글쎄, 이직이 잦은 영업사원으로는 맞는 말일 수 있다. 하지만 마케터로서 그것이 100% 맞는 말일지는 모르겠다.

오히려 내가 가장 존경하는 나의 고객은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약을 가져와야 나도 조금 더 고려를 할 텐데, 사람만 좋고 약이 안 좋으면 아무리 친해져도 쓰기 조심스러워, 환자를 위해 윤리적인 선택을 해야 하니까."라고 하셨다.

이것이 바로 동상이몽이다. 내가 좋아서 나만 보고 나를 위해 제품을 선택하는 고객은 정말 드물다.

나는 제품의 가치를 전달했고 그 가치가 온전히 고객에게 전달되었을 때, 내 고객은 내가 없어도 내 제품을 주저 없이 선택할 수 있다. 즉 마케터가 지속적으로 value network  system을 구축하는 사람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잘 알 수 있는 사례였다.

그러니 나는 사람도 괜찮은데 제품도 괜찮은 영업 마케터가 되려면 나의 제품과 고객이 원하는 것을 꾸준히 관찰하여 좋은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회사에서 만 번은 들은 'Customers' unmet needs!' 이제는 진짜로 잘 관찰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마케팅 그리고 비즈니스의 거시적 관점.

아직은 부족하지만 꾸준히 늘려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예지력도 생기려나?

그래도 이번 주 나의 마케팅 시력은 0.025만큼 증진되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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