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는 상대적 개념이기에 누구나 조심해야 한다
어느 유튜브 채널에서 탤런트 '차태현'이 한 말이다
촬영하러 갈 때 와이프가 한 말을 떠올리면서 '자중'한다고 했다
차태현 와이프 왈
"일할 때 괜히 젊은 애들 앞에서 주접떨지 마"
차태현은 그 말에 자꾸 맴돌아 촬영장에서 후배들에게 가서 뭔가 말하고 싶을 때마다
"그래.. 주접이지.."하고 접는단다
나 역시 회사에서 후배들에게 뭔가 말하고 싶을 때마다
차태현의 "주접"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자중한다
이게 '주접'에 해당되는지 자기검열을 한다.
계기가 있었다
약1년 전 일이다
같은 체육관에서 운동을 열심히 하는 여자회원이 기특해서 (여대생이었다) 나도 모르게 자주 말을 걸었나 보다
*그래봐야 안부 묻는 정도였다(진짜다)
우연히 그 광경을 목격한 와이프에게 나중에 한 소리 들었다
"당신 'OO 씨'에게 너무 들이대더라. 꼴불견이니 앞으로 그러지 마"
나는 내가 그런 줄 전혀 몰랐었기 때문에
내가 그렇게 보인다는 게 충격이었다
그나마 가족이니 지적을 해준 거지
아니었으면 남들이 뒤에서 개저씨라 욕했겠지?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그날 이후로 난 체육관에서 과묵해졌다
운동한 뒤 샤워만 하고 조용히 집에 온다
종종 나 자신의 나이를 잊는다
샤워실 거울 앞에 "웬 늙은이"가 서있어서 놀란다
젊은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이런 감정은 당신에게도 금방 온다
나도 나의 대학생 시절이 엊그제 같다
내가 나이 들었다는 판정은 내가 아닌 남이 한다
늙음에는 40 혹은 50이라는 절대숫자 기준이 없고
상대에 따라 나는 나이든 이가 된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스치듯 불시에 선고된다
그래서 늘 자신을 살펴야 한다
꼰대는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쇼펜 하우어의 말이 생각난다
"나이 든 사람은 젊은이에게 먼저 말을 걸면 안 된다"
쇼펜 하우어가 옳았다
나보다 젊은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걸면 안 된다
말을 걸어와 주면 오버하지 말고 담백하게 답하자
안 그러면 주접이 된다
그래서
나는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창구
즉 솔루션을 글에서 찾았다
이 공간은 나에게 소중한 해방구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