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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유퀴즈에 대한 나의 생각

성공한 사람들 찬양 인터뷰에 공허함을 느끼는 건 나만의 감정인가

by 하늘과 우주

고백컨데, 나는 유퀴즈를 보면 짜증이 난다

속 좁은 나의 시기와 질투에서 기인한다


유퀴즈 출연자들에게 배울 것이 많다는 건 사실이다

국민 MC 유재석과의 인터뷰 형식이 거부감이 드는 건가?


유퀴즈에 나오는 일부 게스트들은

유재석을 보고 호들갑을 떨면서 감격한다 (사실 이것도 보기 싫다)


초반에 두 명 진행자는 너스레와 함께 게스트를 칭송하고

중간에 게스트의 눈물 나는 역경 극복에 대한 스토리를 듣고

마지막은 현재 성공에 대해 칭찬하는 웃음으로 마무리하는 엔딩이다


또 외국 유명 스타가 나오는 경우 질문이 후져지는(국뽕질문 또는 오그라드는 일방적 찬양) 경향이 있다


김지은 기자가 쓴 [책 태도의 언어]에 유퀴즈를 언급한 내용을 읽었는데 공감이 갔다


*김지은 기자는 인터뷰를 하나의 장르로 개척한 국내 최고의 인터뷰 전문 기자이다


[내용 요약]

인터뷰 전문 기자에게 가장 힘든 일은 섭외다.

아무리 노력해도 인터뷰를 거절하던 모 유명인이 어느 날 유퀴즈에 나와 인터뷰하는 모습을 봤을 때

또 그(또는 그녀)가 국민 MC 실물 영접을 감격스러워하며 즐겁게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면 허탈하다"


"그 유명인 측은 우리 회사(기자의 소속 신문사)와만 인터뷰할 수 없기 때문에,

(타 미디어와 형평성 때문에) 인터뷰를 거절 했었기에

다소의 배신감(?)을 느낌과 동시에 내가 (유재석처럼) 유명하지 않음을 한탄했다"


사실 깊이 있는 인터뷰 전문 기자가 아닌

유명 연예인이 진행하는 예능프로를 선택하는 건

그 유명인과 소속사의 권리이다


실제로 유퀴즈가 일간지보다 더 대중 친화적이고 영향력이 크긴 하다

아니면 유재석을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그랬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마치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한 일반 학생은 불합격시키고

대신 성적은 좀 낮은 유명 아이돌을 유명세 때문에 합격시키는 것 같은 불공정한 입시 같다


나는 평소 TV를 보지 않는데도 이젠 유재석에 식상함을 느낀다

2021년에 이미 데뷔 30주년이었다는데 여전히 그는 "국민 MC"로 장기 집권 중이다


그가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다. 오히려 늘 성실하다.

너무 오래 봐온 질림이 랄까? 한결같은 성실함과 자기관리에 대한 정떨어짐 일까?

개인적으로 난 무한도전 시절의 유재석이 더 좋았다 (사실 내 최애캐는 노홍철/정형돈/길 이다)


지금의 "놀면 뭐 하니"를 보면 예전 "무한도전"이 생각난다

유재석 빼고 다 교체하려고 MBC가 무도를 종영했던건가? 하는 불순한 생각도 든다


결론적으로 내가 말하고 싶은 바는

유퀴즈에 나오는 성공한 사람들이 나누는 이야기가 주는 공허함이 있다

오랜기간 승승장구한 유재석과 새로이 성공한 게스트가 만들어내는 시너지 칵테일 효과일까?


나의 열등감일 수 있다

하지만 나만 느끼는 감정은 아니라는 건 확신한다


또 확실한 건 만의 하나 훗날 내가 성공하고 유명해져 섭외가 오더라도

유퀴즈 출연은 안 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쓰고 보니 "전지현이 나랑 사귀자고 해도 안 사귈 거임"인듯한 허무맹랑한 글이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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